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시사하는 일련의 발표들이 이어졌다. 과거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거대 언어 모델(LLM)은 이제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인간을 대신해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시스템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자율적으로 과업을 수행하고 상호 협력하며,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통찰력을 실제 업무 성과로 연결하는 ‘자율 디지털 작업자’의 등장을 예고한다.
'에이전틱 AI'란 무엇인가: 지능형 자동화의 새로운 지평
단순한 챗봇이나 단일 목적의 보조 시스템과 달리, 에이전틱 AI는 다음 세 가지 핵심 역량을 통합적으로 갖추고 있다.
* 인지 및 추론(Perception & Reasoning): 텍스트, 이미지부터 애플리케이션 로그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데이터를 소화하고 분석하여 실행 계획을 수립한다.
* 자율적 실행(Autonomous Action): 데이터베이스 업데이트, 금융 거래 실행, 사용자 데스크톱 환경과의 상호작용 등 다단계 워크플로우를 스스로 수행한다.
* 에이전트 간 협업(Inter-Agent Collaboration): 여러 에이전트가 서로 조정하고, 특정 분야에 특화된 동료 에이전트(예: 보안 담당 에이전트와 규제 준수 담당 에이전트 간의 협력)에게 하위 작업을 위임하며 공동으로 목표를 달성한다.

산업 현장 혁신 주도할 '에이전틱 AI'… MS 등 글로벌 기업 기술 경쟁 본격화
에이전틱 AI 기술은 이미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1. AI 커맨드 센터로서의 데스크톱 환경: 마이크로소프트는 ‘빌드 2025(Build 2025)’ 행사에서 AI 에이전트가 운영체제(OS)에 직접 통합되는 개방형 플랫폼인 ‘에이전틱 윈도우(Agentic Windows)’를 공개했다. 사용자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오가는 대신, 별도의 수동 입력 없이 파일 검색, 프레젠테이션 초안 작성, 오류 해결, 일정 조율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트를 호출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개방형 에이전틱 웹’ 비전은 차세대 AI를 일상 업무 흐름에 매끄럽게 통합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2. 안전한 엔터프라이즈급 자율성 확보: 서비스나우(ServiceNow)와 액센츄어(Accenture)는 규제가 엄격한 환경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신뢰할 수 있는 에이전틱 아키텍처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에이전트 계층에 지속적인 모니터링, 감사 추적, 제로 트러스트 보안 제어 기능을 내장함으로써, 기업은 송장 처리나 IT 장애 대응과 같은 복잡한 업무를 AI에 안전하게 위임하여 병목 현상을 줄이고 운영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3. 금융 분야의 자율적 규제 준수 시스템: 솔리더스 랩스(Solidus Labs)가 최근 출시한 감시 에이전트는 거래 모니터링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한다. 이 시스템은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자체 개발한 위험 모델을 적용하여 이상 징후를 감지하며, 우선순위가 높은 경고를 자동으로 상부에 보고한다. 이 모든 과정이 인간의 개입 없이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은 규제 준수 업무를 신속하게 확장할 수 있으며, 규제 담당팀은 단순 데이터 처리 작업에서 벗어나 보다 심층적인 조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4. 소셜 플랫폼의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 큐레이션: 마켓워치(MarketWatch)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지만 중요한 분야로, 소셜 미디어 사용자 참여 자체가 AI 에이전트에 의해 유도되는 현상을 조명했다. 이러한 비가시적 시스템은 개인의 관심 패턴에 맞춰 콘텐츠를 선별적으로 제공한다. 이는 사용자 경험을 풍부하게 할 잠재력을 지니지만, 투명성 확보와 정보 조작 방지라는 과제 또한 안고 있다.

'에이전틱 AI' 시대, 기업의 전략적 대응과 미래 인재상 변화 예고
에이전틱 AI가 시범 단계를 넘어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음에 따라, 모든 산업 분야의 조직은 다음과 같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 전략 재정립: 단순한 AI 모델 라이선스 확보를 넘어, 에이전트 통합 및 운영 플랫폼 구축을 포함하도록 AI 투자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
* 거버넌스 체계 구축: 자율적 의사결정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와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확립하여 잠재적 위험을 통제해야 한다.
* 인재 역량 강화: 기존 인력이 AI 에이전트를 관리, 감사하고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직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단순 실행자에서 AI 시스템의 감독자 및 조력자 역할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자율적인 디지털 작업자로의 전환은 AI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곡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현재 견고하고 안전한 에이전트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설계하고 구축하는 기업이 미래의 생산성, 규제 준수, 그리고 사용자 신뢰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며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