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언제나 나보다 크고 빠릅니다. 그래서 겸손할 수밖에 없죠.”
서핑에 인생을 건 사나이, 송민 감독은 그렇게 말했다.
호주의 바다에서 시작된 그의 서핑 인생은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핑 감독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송민 감독은 대한민국 서핑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으며, 서핑 문화를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예술과 철학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

그는 20대 시절, 호주에서 유학 중 우연히 서핑을 접하고 파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에게 서핑은 일상과 공부 사이에서 유일한 숨통이자 해방이었다. 어느새 삶의 중심에 선 서핑은 그를 다시 한국으로 이끌었고, 부산에서 서핑 숍을 열며 대중과 서핑을 연결하는 통로가 되었다.
하지만 송민 감독의 여정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한국의 서퍼들을 이끌고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마침내 한국 대표팀의 프랑스 세계선수권 참가를 성사시켰다. 국제무대의 높은 파도를 넘는 데 성공한 그는 국내 서핑계에 새로운 가능성과 모델을 제시했다.
예술에 대한 감각 또한 예사롭지 않다.
서핑은 그의 손에서 캔버스가 되었고, 그는 세계적인 서핑 아티스트 토마스 캠벨의 전시를 한국에서 직접 기획하는 등 서핑과 예술을 연결하는 문화적 움직임을 주도해왔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마케팅이 아닌, 서핑이 지닌 미학과 철학을 세상과 나누기 위한 시도였다.
그는 현재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스포츠 비즈니스 마케팅을 전공하며, 이론과 현장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서핑을 산업이 아닌 문화로, 스포츠가 아닌 삶으로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한국 스포츠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서핑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 건 인내입니다. 기다리지 않으면 절대 좋은 파도는 오지 않거든요.”
그의 이 말은 단지 서핑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송민 감독의 삶 전체가 그 인내의 기록이자 파도 위의 연대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