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6월 4일, 국가 안보 강화를 이유로 12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6월 9일부터 발효되며, 테러리즘 연계 우려, 신원 확인의 어려움, 비자 보안 협력 부족 등을 이유로 정당화되고 있다.
이번 포고문에 따라 입국이 금지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차드, 콩고, 적도기니, 에리트레아, 아이티,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 등 총 12개국이다. 또한, 부룬디, 쿠바, 라오스, 시에라리온, 토고, 투르크메니스탄, 베네수엘라 등 7개국은 일부 입국 제한이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플랫폼 X(구 트위터)에 직접 게시한 영상에서 “미국을 해하려는 자들의 입국을 더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한 번의 조치’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며, 향후 명단에 다른 국가들이 추가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가 2017년 대통령 1기 당시 추진했던 '무슬림 여행 금지령(Muslim Ban)'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당시 해당 조치는 대법원까지 가는 논란 끝에 합헌 판결을 받았지만, 후임 대통령인 조 바이든은 2021년 취임 직후 이를 철회한 바 있다.
화염병 테러가 직접적인 계기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최근 콜로라도 볼더에서 발생한 화염병 테러 사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해당 사건의 가해자가 이집트 국적의 외국인으로, 관광 비자를 초과 체류하고 있었으며 노동 허가도 만료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건을 “미국의 국경 정책이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규정하며, 이번 조치가 “늦었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비자 보안, 체류율, 범죄 기록 등도 문제로 지목
백악관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입국이 금지된 국가들이 대부분 △테러 조직의 활동 가능성 △비자 발급 협력 부족 △입국자 신원 확인 불능 △범죄 기록 관리 미흡 △미국 내 비자 초과 체류율이 높은 국가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인 입국자의 신원 확인 및 추적 시스템이 불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조치는 “미국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예방적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 반응 엇갈려
이번 조치에 대해 일부 국가는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소말리아 정부는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 조치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외교적으로 조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조치가 다시 한 번 인종·종교 차별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트럼프의 무슬림 금지령 당시 미국 내 이슬람 단체들은 위헌 소송을 제기했고, 유엔에서도 강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중에서도 가장 강경한 이민정책으로 평가된다. 2025년 1월 발효된 외국인 입국 심사 강화 행정명령의 연장선에 있는 이번 포고문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의 보수층 결집 전략으로도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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