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표수진 원장 (사진=띵킹아트미술) |
지역 교육 현장을 취재하며 눈에 띄는 독특한 미술 교육 공간이 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융합미술’이라는 단어조차 아직 생소한 이들에게, 단순한 ‘그림 그리기’를 넘어 사고력과 지식을 확장하는 수업을 제공하는 곳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윽고 찾은 곳은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의 ‘띵킹아트 미술’. 이곳을 운영하는 표수진 원장은 ‘융합미술’이라는 새로운 교육 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예중.예고 입시강사 출신의 표수진 원장 작품 (사진=띵킹아트미술) |
표수진 원장은 “저희는 7세부터 17세까지,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아동 미술학원입니다. 단순한 놀이 미술이 아닌, 기본기를 성실히 배우는 교육적 미술, 교과 연계형 수업을 지향해요”라고 소개하며 학원의 성격을 명확히 설명했다. ‘창의력 융합 미술’을 핵심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곳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 모델로서 ‘융합미술’을 택했다.
‘융합미술이’란 과목 간 경계를 허물고, 미술이 수학·과학·역사·인문학 등과 결합하여 사고의 폭을 넓히는 방식이다. 표 원장은 “예를 들어 과학+미술, 역사+미술, 인문학+미술, 심지어 토론까지 그림을 매개로 수업에 포함됩니다. 그림을 단순히 그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회와 연결지어 생각하게 만드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 띵킹아트의 교과연계 융합미술수업 (사진=띵킹아트미술) |
이러한 교육 철학을 실현하기까지 표 원장에게도 긴 여정이 있었다. “네다섯 살 때부터 미술학원을 다니며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했어요. 예고 진학을 목표로 다양한 실기 훈련을 받았고, 회화와 디자인 입시를 동시에 준비해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그녀는 고3 시절 대학 수시 합격과 동시에 고등학생 신분으로 강사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정식 강사와 부원장을 거쳐 현재의 학원을 운영하게 됐다고 한다.
띵킹아트는 오픈 이후 7년간 매년 빠짐없이 전학년 수업을 마감하며,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 안정적인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 ▲ 사진=띵킹아트미술 |
지금의 ‘띵킹아트’는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면서 학원명을 변경하며 탄생했다. “초등학생들이 안전하게 통원할 수 있도록, 규모를 줄이더라도 위치를 고려해 학교와 가까운 이 곳으로 이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교육 철학에 맞는 공간으로 다시 설계하고, ‘띵킹아트’라는 이름도 붙였죠.”
![]() ▲ 사진=띵킹아트미술 |
그녀가 추구하는 교육은 단순히 ‘미술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이 곳에서는 그림을 통해 한국사를 배우고, 과학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인공위성의 구조나 우주복의 장치들을 그림으로 반복하며 암기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남는 효과가 있어요.” 덧붙여 “예를 들어 ‘경복궁 기와지붕’을 그릴 땐 경복궁의 역사적 의미와 히스토리를 이해해 가며 표현합니다. 동대문을 그린 아이는 실제 현장에 가서도 그림 속 구조물을 이야기할 정도였죠.”
▲ 교과연계 수업 사진 및 우수작 (사진=띵킹아트미술) |
이러한 수업은 단순한 교실 수업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은 전시회에서 본인의 그림을 직접 설명하는 ‘도슨트 활동’도 경험한다. 이 전시회는 기획서 단계부터 표 원장이 직접 구성하여 저작권 등록까지 마친 체계적인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에게 단지 그리는 것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 교과연계 수업 사진 및 우수작 (사진=띵킹아트미술) |
그녀의 교육은 수많은 제자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특히 기억에 남는 학생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온 학생이 있었어요. 미술은 처음이었지만, 입시를 목표로 저에게 2~3년 집중 수업을 받았고, 고등학생이 되어 입시학원에서 소위 ‘짱’으로 불렸다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가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하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또 다른 사례로는 소근육이 발달하지 않았던 내성적인 남학생이 있었는데, 지속적인 수업을 통해 그림 실력이 크게 향상됐고, 이사를 떠나는 날 어머니가 눈물을 흘릴 만큼 감동적인 장면도 있었다.
![]() ▲ 띵킹아트 졸업생 졸업작품 진행 (사진=띵킹아트미술) |
그녀는 현재의 교육 현장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했다. “요즘 아이들이 기본기보다 체험 위주의 미술 활동만 하고, 디지털 미술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아요. 그 과정에서 아날로그에서만 배울 수 있는 손과 뇌의 협응력 발달 기회를 잃어버리는 게 아쉽습니다.”
표 원장은 한때 디지털 드로잉 작가로도 활동하며 디지털 교육 분야에도 깊이 발을 담근 바 있다. 그래서 디지털 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해봤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지금 가장 급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한다.
▲ 교과연계 수업 사진 및 우수작 (사진=띵킹아트미술) |
학부모들에게도 조언을 전했다. “디지털 교과서나 드로잉 툴이 유용해 보일 수 있지만, 아날로그적 손그림이 주는 정서적, 인지적 발달 효과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특히 초등 저학년 시기에는 손의 근육과 두뇌 협응력 발달이 필수예요. 쉽게 그리고, 자동으로 채색되는 디지털 환경에만 의존하면 아이들의 표현 능력과 창의성이 얕아질 수 있습니다.”
향후 계획에 대해 표 원장은 “지금은 공간 확장보다는 교육의 질과 가치의 확장에 집중하려 합니다. SNS, 블로그 등에서 저의 교육 철학과 수업 방식을 알리고자 해요. 영향력을 키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융합미술의 가치를 전하고 싶습니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며 기자는 ‘띵킹아트 미술’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미술학원을 넘어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창의 교육의 장이라는 점에 깊이 공감했다. 표 원장이 말한 “아이들이 손으로 그리고 말하고, 그것을 이해하며 성장하는 과정”은 시대를 앞서가는 교육 철학이었다. 용인 기흥구 상하동이라는 지역 안에서, 이 조용하고 따뜻한 공간은 미래의 미술교육 패러다임을 조용히 바꾸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도 이 공간의 성장이 몹시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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