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가 소개
김인애 시인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2014년 월간《한맥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함.
경남 일원을 중심으로 한 고성 디카시연구소에서
디카시의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현재 경남시인협회, 경남기독문인회, 마산문인협회 회원이며,
디카시 마니아 카페 섬김이로,
마산시 진동면 죽전교회 사모로 섬기고 있음.
시집 [흔들리는 것들의 무게]
디카시집 [당신에게 얼마나 가 닿았을까]- 2018년 경남문화예술지원사업 선정 시집
2018년 제7회 경남기독 문학상 수상
2. 시집 서평
김인애의 디카시들은 시적 영상과 언어 모두에 절박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그 대상이 때로는 엄정한 신성의 영역에 진입해 있기도 하고 또 때로는 따뜻한 인간애의 바탕에 닿아 있기도 하다. 그의 카메라 셔터와 시적 언술은, 함께 연합하여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대상에게서 소중하기 이를 데 없는 의미망을 찾아낸다. 그리하여 작은 낙엽 하나, 그늘진 곳의 풀 한 포기, 낮게 하늘거리는 꽃잎, 시늉만 남은 그루터기가 우주자연 그리고 세상살이의 근본임을 일러준다. 치열한 생명의 현장을 오히려 고요하고 깊은 눈으로 포착한 단단한 디카시의 모범이 여기에 있다.
-김종회(문학평론가, 경희대교수)
김인애 시인은 디카시연구소 운영위원으로서 카페 디카시마니아 운영을 책임지며 디카시 운동의 중심인물이다. 디카시는 문자시와는 달리 극순간의 시학을 지향하며 순간 포착하고 실시간 소통하는 것을 이상으로 하기에 일반 문자시의 창작 방법과는 다르다. 이런 디카시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디카시집이라는 이름만 달고 나오는 경우 시에 사진을 곁들인 포토 포엠과 제대로 변별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디카시의 창작 방법에 누구보다 정통한 김인애 시인의 디카시집은 그만큼 미덥고 경이롭다. 김 시인의 디카시집은 그야말로 디카시의 존재 이유를 석연하게 보여준다.
-이상옥(시인, 중국 정주경공업대 교수)
3. 작가의 말
홀로 길을 걷다가
비와 바람의 얼굴을 만나는 때에는
마음이 참 순해지고 가난해졌습니다.
혼잣말을 하는 이들의 말이 또렷이 들려왔습니다.
나를 닮은 그들의 민낯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슬픔이, 고통이, 상처가, 환희가 환했습니다.
사랑함으로 자신의 의견이 없어진 사람의 가슴이 되어
그 떨림을 감응하며 셔터를 누르고
그 말들을 마음에 받아 적었습니다.
우리가 되어 함께한
끝끝내 마음자락을 붙잡고 놓지 않는
지금, 여기의 시간입니다.
2018년 6월 김인애 시인
4. 목차
1부 - 슬픔이 번지는 시간
스완 송
그늘의 이유
말의 힘
그루터기
푸른 죄
하늘이 집들이 나무들이 갇혔다
풀꽃 한 송이 자라지 못하는
슬픔이 번지는 시간
부원
그림자
슬픔이 범람할 때
생 1
생 2
마지막 잎새
2부 - 존재의 빛
꽃의 시간
존재의 빛
사모곡
동면
페르소나
잘 봐
길 1
늦은 가을 오후
부케
경계선
봄비
은총
우리
왕눈이 소년
눈 뜸
3부 - 한 송이 말
누구십니까?
한 송이 말
입동
메시지
들리시나요?
당신에게 얼마나 가 닿았을까
별리
바람의 변주곡
벽화연서
필연
고명
사랑
배웅
길 2
오동 상장
4부 - 그의 심장 MRI
기약
우리 2
기다림
휴(休)
달팽이
공습경보 발령
그의 심장 MRI
먹감나무
기도
하얀 연서
더불어 한 생
소명
어린이집
서리
숨
시집 해설-천융희 시인
시인의 말-김인애 시인
5. 시집 해설
삶을 관조하는 꽃들의 시간
-거친 들에서 만난 당신, 그리고 당신
천융희(시인)
꽃은 필 때가 아름다울까 아니면 질 때가 아름다울까. 꽃 지는 저녁에 기대어 질문하나 던져본다. 허공에 파문이 인다. 찰나 우리는 왜 눈물이 나는 걸까. 하나의 생이 이다지 소용돌이치며 흐를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기억의 저지대에 놓인 뿌리의 방 안, 가득 고인 건 애초 눈물이 아닐까. 존재마다 중심에 눈물의 평형수가 있어 삶이 흔들릴 때마다 출렁이는 건 아닐까. 캄캄한 물관을 따라 꽃을 피워, 처연히 내려놓기까지가 ‘꽃들의 시간’이라면 우리는 안다. 당신에게 가 닿기까지 도처 눈물이 요구된다는 것을 말이다.
첫 시집 『흔들리는 것들의 무게』를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디카시집을 출간한 김인애 시인. 59편의 발표작 속에는 생의 난간에서 부르는 노래가 절절하다. 슬픔과 고통 그리고 상처가 환희로 옮겨가는 도정의 삶 전체가 시의 본적임을 말해주고 있다. 하여 ‘지금, 여기의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의견이 없어진 사람의 가슴이 되어 셔터를 누르고 그 말들을 받아 적으며 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온전히 붙잡아 보(「시인의 말」)’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로 지칭되는 관계망 속에는 ‘나’와 ‘너’를 비롯하여 사물과 풍경이 내재 되어 있다. 아울러 나로 하여금 거친 들판으로 높은 벼랑으로 이끌어, 끝내는 순하고 가난한 마음으로 돌려보내는 神(절대자)의 손길도 포함한다.
약력에서 알 수 있듯이 시인은 현재 마산 진동에 있는 죽전교회 사모로 섬김의 삶을 다하고 있다. 사라지지 않은 옅은 미소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 삶의 자세 또한 맑고 투명하다. 성직자의 아내로서 걸어가야 할 길이란, 성직자 못지않게 매우 협착한 길이지 않은가. 하지만 그늘 속에 드리워진 발자국마저도 흐트러짐 없이 올곧다. 오늘도 변함없이 누군가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사방을 살피는 중일 것이다. 와중, 그 어떤 것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귀 기울여 저들(자연과 사물)의 말을 삶 속으로 이끌어 성찰하고 있으니 시인이야말로 깊은 자성의 소유자임이 분명하다. 시인의 책무를 제대로 앎이다. [하략- 해설 중에서]
■ 디카시란?
경남 고성이 발원지인 ‘디카시’는 2004년 이상옥 시인이 디카시집 ‘고성가도(固城街道)’를 출간하며 알려지게 되었다. 한국의 유수한 시인들과 독자들의 참여로 누구나 창작과 동시에 향유할 수 있게 되었으며,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정식 문학용어로 등재되는가하면 한국문학평론가협회의《인문학용어대사전》에 문학비평 용어로도 수록되었다. 중국·일본·미국 등 세계화로 발돋움 하는 가운데 중·고등 국어 교과서 수록까지 이어져, 시의 한 장르로 충분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디카시의 한류문화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문화는 계속 진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