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귀농·귀촌을 꿈꾸는 도시인들이 급증하면서, 시골 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넓은 땅에서 여유로운 삶을 꿈꾸거나, 장기적인 투자처로서 토지를 매입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현장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덜컥 계약부터 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값이 싸다"는 이유로 접근했다가 법적 제약, 접근성 문제, 재산권 분쟁 등 복잡한 상황에 휘말리기 쉽다. 본 기사는 시골 땅 매입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10가지 핵심 사항을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정리하여, 독자들의 땅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한다.

1. 도로 접근성- 차량 진입 가능한지 반드시 확인
도로가 없는 땅은 사실상 '고립된 섬'과 같다. 시골 땅의 경우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도로가 없어 건축이나 영농,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국토교통부의 ‘도로 접도 확인’ 시스템을 통해 공도와의 연결 여부를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사도(私人道)일 경우에는 통행권이나 소유권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
2. 농지법 확인- 농지를 사려면 자격과 용도부터 따져야
농지는 농지법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농업경영계획서' 제출 등 절차가 필요하다. 귀농 목적이 아니라면, 비농업인은 사실상 매입이 어렵다. 또 농지를 다른 용도로 바꾸기 위해선 '농지전용허가'를 받아야 하며, 무단 용도 변경 시 과태료나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3. 등기부등본 검토- 근저당, 압류, 지분 소유 등 확인 필수
해당 토지가 담보로 잡혀 있거나, 소유자가 여러 명인 지분 토지라면 법적 분쟁 소지가 높다. 등기부등본에서 반드시 소유권 관계, 저당권, 가압류 등의 설정 여부를 확인하고, 소유자와 계약을 맺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등기부등본의 표제부, 갑구, 을구 모두 꼼꼼히 봐야 한다.
4. 토지이용계획서- 개발 가능한 땅인지 확인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통해 해당 토지가 어떤 용도로 지정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도시지역인지, 농림지역인지, 개발제한구역인지에 따라 건축이나 개발 가능 여부가 전혀 달라진다. 또한, 하천부지나 문화재 보호구역이면 개발이 불가능하다.
5. 현장 방문- '사진'만 믿고 샀다가 낭패
직접 현장을 방문해 지형, 경사도, 주변 환경, 악취나 소음 여부 등을 체크해야 한다. 위성지도나 부동산 플랫폼 사진만 믿고 계약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여름철 폭우 시 수해가 발생하는 지역인지, 겨울철에는 도로가 결빙되는지 등 계절적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6. 기초 지자체 규제 확인
같은 법령이라도 시·군·구마다 조례나 세부 지침이 다르다. 예를 들어 같은 농림지역이라도 어떤 지역은 일정 규모 이상만 건축이 가능하고, 어떤 곳은 아예 개발이 불가능하다. 해당 지자체의 건축과 또는 도시계획과에 전화해 세부 규정을 반드시 문의해야 한다.
7. 중개인의 전문성- 지역 전문 중개업소 활용 권장
지역 실정에 밝지 않은 외부 중개업소는 규제나 관행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가능한 한 해당 지역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공인중개사를 통해 매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 여부와 개업 등록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8. 매매계약서 작성 시 특약사항 기재
예를 들어 도로 개설 예정, 농지전용허가 진행 중, 허가 후 잔금 지급 등 사전 조건이 있다면 계약서에 명시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향후 분쟁 발생 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9. 거주 vs 투자 목적 명확히 설정
귀농을 위한 거주 목적이라면 생활 기반 시설(전기, 수도, 통신 등)도 중요하게 봐야 한다. 반면, 투자 목적이라면 향후 개발 가능성, 도로 확장 계획, 인근 산업단지 조성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10. 전문가 상담- 법률·세무 자문 필수
매입 전 세무사나 변호사, 건축사 등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상속된 땅을 매입하거나, 공유지 또는 분할 예정 토지인 경우 법적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수 있다.
시골 땅은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단순한 자산이 아니다. 각종 규제와 제약, 실제 활용 가능성을 감안했을 때, 철저한 사전 조사와 계획이 선행되어야만 후회 없는 선택이 된다. 위에서 소개한 10가지 체크리스트를 기반으로, 독자들이 땅을 매입하기 전 반드시 하나하나 점검해본다면 불필요한 분쟁이나 손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귀농·귀촌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정보’에서 시작된다.
[기사제공 우미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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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경영문화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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