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18주 연속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남·용산 등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 실거래가 기준 신고가 사례도 잇따르면서 매수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양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잠실 주공5단지와 엘스 아파트가 각각 실거래 기준으로 기존 최고가를 경신했다. 단순한 호가가 아니라 계약 완료된 실거래 수치라는 점에서 그 파급력은 크다. 전문가들은 이를 시장 심리 전환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강남권과 용산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도곡동, 삼성동, 이촌동, 한남동 일대에서 중대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 계약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단지에서는 1억 원 이상 오른 거래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

수원대학교 부동산학전공 노승철 교수는 “서울 집값 상승은 단순한 투자 심리가 아니라 정책 변화에 따른 실거주자들의 선제적 움직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특히 7월부터 강화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가까워지면서 자금조달 여건이 열려 있는 지금을 마지막 기회로 보는 수요층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노 교수는 또한 “전세 불안과 함께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매수자들의 불안 심리가 고조되고 있고, 이러한 분위기가 거래 회복과 가격 상승을 동반하는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막차 수요’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특히 무주택자 및 1주택 갈아타기 수요자들이 서둘러 매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세 대출보다 매매 자금 조달이 유리한 조건에서 실거주 목적의 거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주간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평균 0.03% 상승하며 1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승폭은 강남4구 외에도 마포, 양천, 용산 등 주요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처럼 수요 회복과 함께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단기적인 상승세가 이어지더라도 기준금리,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향후 정부의 추가 규제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기 때문이다.
노승철 교수는 “지금의 시장 분위기는 상승과 하락 중 어느 한쪽으로도 명확히 기울기 어려운 불균형 상황”이라며, “매수자는 자신의 자금 계획과 실수요 목적을 중심에 두고, 장기적 시계로 시장을 바라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2023년의 조정기를 지나, 다시 변곡점을 맞고 있다. 7월 대출 규제를 앞두고 형성된 ‘마지막 기회’ 심리는 수요 회복과 실거래 상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이 흐름이 지속될지는 정책 변화와 경제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시장의 ‘회복’은 속도보다 방향, 그리고 균형 잡힌 판단이 중요하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