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실각설'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 루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도, 정권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의 경제적 연계가 매우 밀접해, 시진핑 체제가 흔들릴 경우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실각설이 촉발한 ‘차이나 리스크’
시진핑 주석의 퇴진 가능성을 둘러싼 추측은 지난 4월 말부터 중국 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당국의 공식 해명은 없었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홍콩, 선전 등 주요 주가지수가 하락세를 보였고, 위안화 가치 역시 흔들리는 양상이다. 이러한 정세 불안은 ‘차이나 리스크’라는 이름 아래 글로벌 공급망과 자본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 경제의 위축이 곧 한국 수출에 직결된다. 이미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주요 품목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수출 비중의 감소와 동시에 기업의 실적도 흔들릴 수 있다.

수출 구조 변화 불가피… 제조업에 직격탄
지난 10년간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25%를 넘나들다 최근 19%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단일국가 중에서는 최대 수출 대상국이다. 자동차 부품, 디스플레이, 기계 장비, 철강재 등 고부가가치 품목 역시 중국 수요에 기대고 있다.
만일 중국 정국이 불안해지고 기업 투자 심리가 위축된다면, 한국 수출 기업은 글로벌 재편 속도를 앞당겨야 한다. 실제로 삼성전자, LG화학,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이미 동남아와 인도, 미국에 대체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시장의 다변화가 더 이상 전략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중국에서의 리스크 발생은 제조업 전반의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금융시장과 원화가치, 민감도 최고조
시진핑 퇴진설은 금융시장에도 직격탄이다. 중국과 연결된 글로벌 금융 자본이 흔들릴 경우, 외국인 자금이 대거 한국을 이탈할 수 있다. 실제로 5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조 원에 달했고, 외환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급등하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중국 정세가 불안해지면 한국 주식과 채권 시장은 유사신흥국으로 분류되어 동시에 타격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재점화와 외교 전략의 재조정
시진핑 체제가 무너질 경우, 미국은 중국 내 민주화 또는 체제 변화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반대로 중국은 내부 통제를 강화하며 반서방 노선을 강화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미중 간 파워 게임의 충돌은 한국 외교의 중심축을 재조정하게 만든다.
그동안 한국은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전략을 통해 균형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시진핑 실각설로 인한 중국 정국 혼란이 심화되면, 한국은 보다 명확한 입장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는 공급망 안정화와 에너지 안보 확보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다자 외교를 통한 균형 외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질적 선택의 압박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시진핑 실각설은 단순한 정치 이슈를 넘어 한국 경제 전반에 걸친 위기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 외교, 금융, 공급망 모든 영역에서 변화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지금은 단기적 대응을 넘어서, 중장기적 구조 재편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전략적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