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년간 신학대학원장으로 재직했던 윤영훈 교수와 인터뷰를 약속하고 성결대학교를 찾았다. 윤교수은 신대원장 보직은 5월 말로 끝났고, 현재는 창의문화공작소를 맡고 있다고 했다. 창의문화공작소는 학생들과 같이 컨텐츠도 만들고, 논문공부도 하고, 스토리텔링도 하는 등 학교가 세운 동아리로 부설연구소라고 한다. 기독교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보직은 문화선교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미리 준비한 질문지를 놓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시종일관 그의 학자다운 면모를 보면서 행복한 시간을 가졌디. AI 시대에 교계와 목회자들에 울림이 되는 매우 유익한 내용이다.

1. 성결대학교 신학대학원 관련
Q1. '성결'이라는 가치가 AI 시대 신학 교육과 목회자 양성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
윤영훈 교수는 성결이라는 단어가 단지 도덕적 결백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는 영적 역동성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19세기 성결 개념에는 "죄 없음"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을 통해 더 큰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AI 시대에도 교회의 사명은 정의와 도덕성을 회복하는 데 있다고 본다. 따라서 성결대학교는 이러한 가치를 AI 시대에도 지속적으로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본질에 집중하려는 커리큘럼을 유지하고 있다.
Q2. 최근 진행된 '교회됨' 영성훈련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윤 교수는 '교회됨'이라는 주제를 통해 학생들에게 한국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고 전한다. 오늘날 기독교가 정치화되고 특정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경향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그는 진정한 교회됨이란 사회의 하나됨을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성훈련을 통해 학생들은 초기 한국교회의 민족적, 영적 역할을 배우며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게 되었다.
Q3. 온라인 예배와 디지털 사역 확산에 대한 신학대학원의 대응은?
기술의 발전을 기독교는 늘 양면적으로 경험해왔다고 윤 교수는 말한다. 그는 인쇄 혁명, 통신의 발달, 전기 기술 등 역사 속 기술 변화가 오히려 복음 전파의 도구가 되었던 전례를 상기시키며, AI 역시 복음의 선한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 그는 AI 기술이 신적 영역을 넘보는 위험도 내포하고 있음을 경계한다. 성결대학교는 이러한 기술 변화를 교과 커리큘럼 외의 비교과 영역에서 수용하며, 본질적인 신학 교육은 고전적 방식에 충실하되 실천적, 기술적 적용은 별도의 트랙으로 강화하고 있다.
2. 저서 및 연구와 연계한 신학적 통찰

Q4. 『흩어진 MZ세대와 접속하는 교회』에서는 AI 시대에 교회와 신학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윤 교수는 많은 교회가 '다음 세대'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지만, 실상은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처럼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진정한 소통은 젊은 세대가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결정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기성세대가 자리를 비워줄 때, MZ세대는 비로소 자신들의 언어와 방식으로 복음을 살아내고 표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Q5. 『대중문화와 영성』에서는 AI 중심 대중문화 속 기독교 영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대중문화가 단순한 오락의 장이 아니라 영적 감흥을 전달하는 도구가 되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윤 교수는 기독교도 교리 중심의 문화 접근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예수님께서 비유와 상징, 퍼포먼스를 활용하셨듯이, 오늘날 설교자들도 대중문화 언어를 통해 복음을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기독교적 언어를 보편적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 오늘날의 중요한 사역이다.

Q6. 『평화의 신학』에서는 AI가 초래하는 사회 갈등에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가?
윤 교수는 오늘날 사회 갈등의 중심에 AI 알고리즘이 있다고 진단한다. 정보 소비가 개인화되고 양극화됨에 따라, 타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편향을 극복하기 위해 기독교가 '큐레이션'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어떤 것이 진짜이고 무엇이 공동체에 유익한지 분별하는 책임이 교회와 기독교 언론에 있다는 것이다.
3. AI 시대 신학·목회 현장의 대응

Q7. AI 기술이 신학 연구와 목회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가?
윤 교수는 AI 시대가 전통적 지혜와 권위를 가진 어른의 시대를 종결지었다고 평가한다. 정보의 과잉과 기술의 속도가 인간의 경험과 연륜을 압도하는 시대에, 그는 오히려 성경이 제시하는 거시적 역사 인식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신학은 단기적 실용보다 예언자적 시각을 키우는 작업이 되어야 하며, 순간의 유행이 아니라 시대를 통찰하는 시선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Q8. AI 시대에 신학 교육 커리큘럼은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보는가?
윤 교수는 신학교육 커리큘럼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사회 흐름을 교과 내에서 모두 담기엔 구조적 제약이 많다고 말한다. 대신 학교 밖 비교과 활동, 동아리, 창의문화공작소 등의 자율 공간에서 실천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한다. 커리큘럼은 오히려 정통성과 깊이를 유지하고, 다양한 문화 변화는 비교과 영역에서 실험하게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Q9. AI 기반 목회 활동(온라인 상담, 설교 자동화 등)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
그는 기술의 도입 자체는 부정하지 않으며, 온라인 성경 공부나 유튜브 전도 콘텐츠 등은 효과적일 수 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교회의 본질은 기술보다 "사람"을 다루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메타버스 주일학교와 같은 유행이 한때 주목을 받았지만 오래가지 못한 이유는, 기술이 신앙의 깊이를 대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교회가 기술에만 의존하지 말고, 사람의 내면과 영혼을 돌보는 본연의 사명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4. 복음앱 운동의 실제와 가능성
Q10. 스마트폰 사용에서 신앙적 사용과 세속적 소비의 비율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윤 교수는 오늘날 대학생들을 포함한 청년 세대가 압도적으로 세속적 콘텐츠에 노출되어 있다고 진단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를 반영하며, 영적인 콘텐츠보다 오락, 쇼츠, 게임 등의 비율이 현저히 높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오히려 스마트폰 사용 기록이 자신의 영적 상태를 되돌아보는 '영적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Q11. 스마트폰이 신앙을 위협하는 현실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그의 대답은 명확하다. 복음 앱, 콘텐츠 앱, 게임 앱 등 기독교적 세계관을 담은 '복음앱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윤 소장은 복음앱운동에서 개발한 [코람데오 라이프]는 하나님 앞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신전의식과 말씀암송, 설교,기도,감사,전도노트를 작성하고 돌아볼 수 있는 신앙노트와 각종 훈련에서 셀프 테스트 할 수 있는 비채삶이 탑재되어 있는 것은 참된 그리스도인을 갈망하는 성도들에게 매우 유익한 앱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음세대에게 성경에서 놀도록 성경게임인 [코람데오 조이]도 세상적인 앱보다 재미가 덜하지만 성경적 복음앱으로 매우 유익하다고 했다. 또 전도앱 와보라는 전도 현장에서 활용하면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단순한 신앙 유지가 아니라 신앙 생활을 일상화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복음앱 유튜브 영상에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등 유튜브 문화의 선교적 활용 가능성도 강조하며, 건강한 기독 유튜버와 크리에이터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Q12. AI·VR 기반의 미래 콘텐츠가 신앙에 미칠 영향과 교회의 대응은?
윤 교수는 기술 발전이 교회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요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기독교가 세상의 대중문화를 압도하기는 어렵지만, 오히려 '작지만 단단한 팬덤'을 기반으로 한 인디 크리스천 콘텐츠가 해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자극적이고 화려한 콘텐츠보다 깊이 있고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사람들을 결국 다시 복음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말하며, 교회는 언제나 그 '돌아올 곳'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5. 미래 비전과 신학자로서의 소명
Q13. 교수님의 현재 사역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전은 무엇인가?
윤영훈 교수는 "변방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신학"을 자신의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중심부의 신학이나 교권 중심 신학이 아닌, 실험적이고 인문적이며 실천적인 대안 신학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AI 시대를 맞아, 기독교는 감성과 감동을 전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며, 감성적 리더십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역설한다. 복음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이며, 오늘날에는 교리보다 스토리를 통해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Q14. 신학자로서 현재 가장 중요하게 붙드는 신념이나 소명이 있다면?
그는 신학자는 "이론가가 아닌 실천적 사상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 교수는 목회 현장에서 발로 뛰며 고민하는 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신학자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신학은 현실로부터 도피하거나 고립된 체계가 아닌, 이 시대의 고통과 질문 속에 거주해야 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상상을 일깨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중의 언어로 신학을 번역하고, 갈등하는 세상에서 큐레이터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현대 신학자의 사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맺는 말]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윤영훈 교수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신학은 고립된 지식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의 언어이며, AI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과 공동체,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사역이다. 기술은 변하지만 복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교회와 신학교육이 이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시대와 소통하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AI 시대에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