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리기, 뇌를 쉬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 [잇인사이트 칼럼]

멍때리기는 뇌를 재정비하는 자연스러운 회복 행동

하루 10분의 멍한 시간, 스트레스 줄이고 창의력 높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오히려 뇌는 가장 바쁘다

멍때리기, 뇌를 쉬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 [잇인사이트 칼럼]

한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는 가족을 보면 우리는 무심코 묻는다. “왜 멍하니 있어?” 

 

하지만 지금 이 시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시간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순간일 수 있다. 무언가를 계속해서 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강박 속에서 우리는 '쉼'조차 잊은 채 살아가고 있다. 스마트폰, 업무, 인간관계까지 모든 것이 과속하는 시대에 과연 우리의 뇌는 제대로 쉴 수 있는가?

 

‘멍때리기’는 겉보기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뇌가 스스로를 회복하고 정비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최근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뇌가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을 때 오히려 특정 뇌 영역은 활발히 작동한다. 이를 ‘기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라 한다. 이 네트워크는 기억 정리, 감정 조절, 미래 계획 등 고차원적 사고에 관여한다. 뇌는 집중을 멈췄을 때 비로소 더 넓은 사고를 가능케 하는 셈이다.

 

정보는 넘치고 자극은 끊임없이 쏟아진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약 4.5시간에 이른다. 디지털 피로(digital fatigue)는 현대인의 일상이 되었고,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집중력 저하, 만성 피로, 기억력 감퇴가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의도적인 ‘멍한 시간’이다.

 

미국 하버드대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발표한 공동 연구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피실험자들의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유의미하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멍한 상태에서 뇌가 이전의 경험과 기억을 새롭게 연결하며 창의적인 사고를 촉진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도 멍때리기의 효과에 주목한 문화적 시도가 등장했다. 서울에서는 2016년부터 ‘멍때리기 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참가자들은 제한 시간 동안 아무런 활동 없이 정해진 장소에서 앉아 있기만 한다. 대회는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바쁜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한국심리학회는 2024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디지털 디톡스’의 일환으로 멍때리기 활동을 권장했다. 보고서는 디지털 자극을 줄이고 멍한 시간을 일정하게 확보할 경우 스트레스 완화, 감정 조절, 집중력 회복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물론 모든 멍때리기가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을 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행위는 DMN의 활성화가 아닌 수동적인 주의 분산에 불과하다. 진정한 멍때리기는 자극 없이 조용한 공간에서 스스로를 내려놓는 시간이다. 눈을 감고 조용히 앉거나,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간단한 행동이면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하루 10~15분이라도 이런 시간을 의식적으로 확보하는 습관을 제안한다. 단기적으로는 스트레스 해소, 장기적으로는 정서 안정과 창의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일과 가족, 사회적 책임에 시달리는 삶에서 짧은 멍한 시간은 자신을 위한 ‘심리적 비상구’가 될 수 있다.

 

이제 '멍때리기'는 게으름의 동의어가 아니다. 자극과 피로가 일상이 된 시대, 멍한 시간은 뇌와 마음에 꼭 필요한 쉼표다. 오늘 하루, 당신은 몇 분의 고요를 누렸는가?

 

[칼럼제공]
잇인사이트 최현웅 기자
sihun69@gmail.com
https://blog.naver.com/sihun69

작성 2025.07.01 08:47 수정 2025.07.0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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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