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업 환경은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 사례로 가득하다. 이메일 작성 시간을 단축하고 회의록을 요약하는 것은 이제 보편적인 기술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최근 PwC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 경영진의 88%가 올해 AI 관련 예산을 증액할 계획이며, 응답자의 3분의 2는 이미 AI 도입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지표 이면에는 또 다른 현실이 존재한다. AI가 반복적인 업무 처리에는 탁월한 능력을 보이지만,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견인할 획기적인, 소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러한 격차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여 AI를 진정한 혁신 동력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진단: 왜 혁신은 부재한가?
AI 도입이 가시적인 생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획기적인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데에는 세 가지 주요 원인이 있다.
- 안주하는 조직 문화: AI 에이전트는 기존 업무 절차에 자연스럽게 통합되어 즉각적인 효율성을 보여준다. 송장 처리, 보고서 생성과 같은 영역에서 빠른 성공을 거둔 조직은 이에 만족하고 더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을 멈추는 경향이 있다.
- 데이터 사일로와 거버넌스: 시장의 판도를 바꿀 혁신적인 AI는 다기능적인 고품질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많은 기업에서 법무, 보안, 컴플라이언스 부서의 견고한 장벽이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연료가 될 수 있는 핵심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 전문 인력의 불일치: 현재 기업 내에서 AI 도입을 주도하는 인력은 대부분 제품 혁신가가 아닌 프로세스 최적화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기존의 것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뿐, 무엇이 가능한지를 재창조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
핵심은 생산성 향상이 이제 기본 전제 조건일 뿐이며, 진정한 경쟁 우위는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데서 나온다는 점이다.

해법: 4단계 혁신 실행 전략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AI를 혁신의 촉매제로 활용하기 위한 4단계 실행 방안은 다음과 같다. 한 글로벌 유통 기업의 사례에서 이와 유사한 프레임워크를 적용하여, 주간 판매 보고서 자동화 수준에서 벗어나 6개월 만에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실시간 가격 책정 엔진을 출시한 바 있다.
- 1단계: 탐색 및 기회 발굴 (0~4주)
- -마찰 지점 분석: 현업 사용자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고통스럽고 반복적이거나, 통찰력이 부족한 업무 영역을 파악한다.
- -가치 평가 매트릭스: 각 문제점을 단순히 소요 시간 절감의 관점이 아닌, 발생 빈도와 전략적 중요도를 기준으로 평가하여 우선순위를 정한다.
- -데이터 접근성 확보: 향후 필요할 데이터 자원을 예측하고, 규제 및 보안 부서와 조기에 협력하여 데이터 활용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 2단계: 가능성 검증을 위한 프로토타입 개발 (5~8주)
- -목표 설정: 기존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결과물을 증명할 수 있는 비상용 프로토타입 1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확산적 사고: 성공 가능성이 낮아 보이더라도, 기존의 틀을 깨는 독창적인 아이디어 세 가지 이상을 동시에 테스트하며 가능성을 탐색한다.
- -혁신성 측정: '이 프로토타입이 자율적인 AI 에이전트 없이도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아니오'라는 답이 나올 때까지 반복적으로 개선한다.
- 3단계: 개념 증명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 (3~6개월)
- -가시성 높은 활용 사례 선정: 기업의 매출이나 비용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 부문을 선택하여 파일럿을 진행한다.
- -이중 핵심성과지표(KPI) 설정: '절감된 시간'과 같은 효율성 지표와 함께 '신규 수익', '신규 고객 확보', '시장 점유율 상승' 등 혁신 지표를 동시에 추적한다.
- -A/B 테스트 실행: 실제 운영 환경에서 인간만으로 구성된 팀과 AI의 지원을 받는 팀의 성과를 비교 분석하여 AI의 실질적인 가치를 증명한다.
- 4단계: 확산 및 제도화 (6~18개월)
- -혁신 전담 조직 구성: 제품, 데이터, 도메인 전문가로 구성된 다기능 'AI 혁신 추진팀'을 신설하고 독립적인 예산을 부여한다.
- -지속적인 학습 사이클 운영: 분기별로 영향력이 낮은 AI 에이전트 프로젝트는 종료하고, 위험 부담이 있지만 잠재력이 큰 도전적인 과제를 새롭게 선정하여 혁신의 동력을 유지한다.
- -표준화된 실행 모델 구축: 성공적인 아키텍처, 보안 패턴, 투자수익률(ROI) 템플릿을 문서화하여 모든 사업부가 손쉽게 혁신을 시도하고 복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문가들은 보상 체계를 인력 감축과 같은 비용 절감 지표가 아닌, AI 기반 신제품 매출 비중과 같은 혁신 KPI와 연동할 때 조직의 창의성이 극대화된다고 조언한다.

기대 효과: 점진적 개선을 넘어 전략적 도약으로
단순 자동화를 넘어 혁신 단계로 나아간 기업들은 실질적인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의사결정 속도 향상(55%)과 고객 경험 개선(54%)을 경험했으며, 이는 비용 절감을 넘어 기업의 최상위 매출 성장과 직결되는 효과다.
앞서 언급된 유통 기업의 가격 책정 에이전트는 분석가의 업무 시간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출시 첫해에 수백억 원에 달하는 추가 매출을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열었다.
결론 및 제언
기업의 경영진과 이사회는 이미 AI가 가져올 효율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제 리더십이 주목해야 할 것은 그 효율성을 바탕으로 어떻게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시장 내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할 것인가이다.
이를 위해 이번 주부터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현장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AI 에이전트가 해결해주길 바라는 과제 목록을 작성하라. 둘째, 기존 업무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결과를 창출하는 것을 성공 기준으로 삼는 도전적인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라. 셋째, 그 과정을 사내 채널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며 혁신의 동력을 확보하라.
혁신의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으며,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는 기업만이 미래의 승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