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하지 말까요?” 흔들리는 엄마 마음을 붙잡는 이야기

화내지 않고 훈육하는 법, 정말 가능할까요?

매를 드는 게 사랑일까? 아이 훈육, 그 어려운 결정 앞에서

한 번의 훈육으로 평생을 배우게 한다면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럴 땐 혼내야 할까? 그냥 넘어가야 할까?" 그 경계는 언제나 어렵고 낯설다. 조곤조곤 설명해도 듣지 않고, 약속한 것도 금세 잊어버리고, 심지어 말대답까지 시작될 때면 울컥하는 마음을 억누르기 어렵다. 혼내고 나서 아이가 눈물을 글썽이면 ‘내가 너무했나’ 싶은 마음이 들고,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사랑해서 그런 건데, 사랑하니까 더 어렵다.

 

 

 

아동심리 전문가들은 훈육을 ‘처벌’이 아니라 ‘경계 세우기’로 정의한다. 아이는 부모가 제시하는 일관된 기준을 통해 행동의 한계를 배우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조절하는 법을 익힌다. 실제로, 감정적으로 폭발한 꾸지람보다 차분한 어조로 전달된 규칙이 아이의 행동 변화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많다. 훈육은 결국, 아이가 사회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기 위한 ‘생활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다.

 

 

 

친구 민지는 훈육에 대해 늘 조심스럽다.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 애쓰고, 감정적으로 다그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일 때면 일단 숨을 고르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천천히 물어본다. 하지만 어느 날 그녀도 말하더라. “말로만 되면 좋겠지… 근데 안 될 땐, 정말 버겁더라.” 그렇게 말하며 민지는 아이가 잠든 얼굴을 보며 한참을 울었다. 우리 모두 그런 순간을 안다. 그래서 훈육은 늘 엄마의 마음부터 다잡아야 시작되는 일이다.

 

 

 


훈육에서 중요한 건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감정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게 반응하면 아이는 혼란을 느끼고, 부모의 기준을 신뢰하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훈육은 미리 약속된 규칙과 그에 따른 결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던지면 그날은 장난감 정리 시간을 줄일 거야”처럼, 결과를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가능하면 체벌보다는 ‘자연적 결과’(예: 물건을 망가뜨려서 못 쓰게 됨)나 ‘논리적 결과’(예: 숙제를 안 해 숙제 시간을 줄이는 것)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엄마가 훈육을 통해 일관된 기준을 세우면, 아이는 그 안에서 점점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스스로 통제하는 법을 배우고, 문제 행동을 반복하기보다 멈춰 생각하는 힘을 갖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부모의 단호함 속에서도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훈육은 단순한 제지가 아니라, 아이와 부모 사이의 신뢰를 키우는 대화가 될 수 있다.

 

 

 


아이를 바로잡는다는 이유로 내 마음부터 무너질 때가 많다. 하지만 훈육은 아이를 ‘벌주는 일’이 아니라, 아이가 삶의 방향을 배우도록 돕는 과정이다. 그 중심엔 늘 아이를 향한 사랑이 있어야 한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사랑을 담은 단호함이라면 아이도 언젠가는 그 마음을 알아줄 것이다. 오늘도 흔들리는 마음을 부드럽게 다잡으며, 천천히 함께 걸어가자.

작성 2025.07.25 12:32 수정 2025.07.2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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