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미시건대학교 생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역사학자인 미셜 루트번스타인 부부는 『생각의 탄생』이라는 저서를 통해 역사 속의 여러 분야 창조적인 명사들이 창조인 생각을 발현해 내는 공통점을 비교, 연구하여 그 비밀을 밝혀냈다. 그 결과,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1단계 (관찰, 형상화, 추상화), 2단계 (패턴인식, 패턴형성), 3단계 (유추), 4단계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5단계 (변형), 그리고 6단계 (통합) 등 창조적 사고의 발상법을 6단계 13가지의 생각 도구로 제시했다.
1단계는 현황 파악이다. 이 단계에서는 사물을 들여다보고 상상 속에서 그려낸 것을 한두 개의 특성으로 단순화하는 준비 단계를 말한다.
2단계는 패턴 파악(패턴화)이다. 반복적 패턴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해서 그 패턴을 다양하게 설계하는 잠복 단계이다.
3단계는 본질 파악, 또는 본질 유추 단계이다. 설계된 내용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걸려내고 사물의 본질과 근본을 파악하는 깨달음의 단계이다.
4단계는 도구 선택(실험) 단계이다. 육체적·정신적 수단으로 본질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확산시키는 깨달음의 단계이다.
5단계는 대안 선택(검증·변형·통합) 단계이다. 다양한 생활 도구를 활용하여 현실에 맞는 대안을 선택하는 평가 단계다.
6단계는 대안 혁신 단계이다. 선택된 대안을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이를 표현하는 통합 단계이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은 첫 번째 생각 도구 관찰에 대해 모든 지식이 관찰에서 시작된다고 보고, 관찰을 수동적인 보는 행위가 아니라 적극적인 관찰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예리한 관찰자들은 모든 종류의 감각 정보를 활용하며, 위대한 통찰은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관찰은 생각의 한 형태이고, 생각은 관찰의 한 형태다.”라고 말하고 있다.
두 번째 생각도구인 형상화라는 것은 현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서부터 특이한 추상능력, 감각적인 연상에 이르기까지 망라된다. 형상화는 시각과 청각은 물론 후각과 미각, 몸의 감각까지 동원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내면이 눈, 내면의 귀, 내면의 코, 내면의 촉감과 몸 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획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형상화할 때 마음에 떠오른 모든 이미지들은 다른 전달수단으로 변환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전달수단은 말, 음악, 동작, 모형, 회화, 도형, 영화, 조각, 수학논문 등 매우 다양하다.
세 번째 생각 도구인 추상화를 통해 새롭고 다의적인 통찰과 의미를 발견한 사람들을 예시로 들었는데, 화가 파블로 피카소, 소설가 월러 케이티, 물리학자 찰수 토머슨 R 윌슨, 시인 사뮤얼 존슨 등이다.
과학자, 화가, 시인들은 모두 복잡한 체계에서 하나만 제외하고 모든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핵심적인 의미를 발견하려고 애쓰는 단계이다. 현실이란 모든 추상의 종합이며, 이 가능성을 알아냄으로써 우리는 현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즉 진정한 의미에서 추상화란 현실에서 출발하되,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면서 사물의 놀라운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할 일은 추상화 자체의 본질을 찾아내는 것이다.
네 번째 생각도구인 패턴 인식에 대해서는 패턴을 알아낸다는 것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패턴에서 지각과 행위의 일반원칙을 이끌어내어 이를 예상의 근거로 삼는다. 그런 다음 새로운 관찰 결과와 경험을 예상의 틀 안에 끼워 넣는다. 이 관점과 경험의 틀을 흔드는 무엇인가가 일어나게 될 때 우리는 또 다른 패턴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발견은 이건 순간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 생각 도구인 패턴의 결합 방식으로 경험한 세계를 표현하고, 경계를 짓고, 정의하기 위해 더 많은 패턴을 고안해 낼수록 더 많은 실제 지식을 소유할 수 있다. 패턴형성기술은 특별한 도구나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운동감각적 패턴과 청각적 패턴. 리듬감만을 이용해서 훈련할 수 있다. 한 패턴을 분해하면서 동시에 다른 패턴을 조립하는 일은 어떤 현상과 과정을 이루는 기본 요소들에 대해 실제적으로 이해할 것을 요구한다. 더 나아가 그것은 지식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 보인다.
여섯째 생각 도구인 유추를 통해 새로운 이해의 세계로 도약한 사람들로는 헬렌 켈러, 찰스 다윈 등을 예로 들었다. 유추란 둘 혹은 그 이상의 현상이나 복잡한 현상들 사이에서 가능적 유사성이나 일치하는 내적 관련성을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많은 철학자들은 유추가 비논리적이라서 판단을 그르치게 한다고 깎아내리지만, 오히려 유추는 불완전하고 부정확하기 때문에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는 것 사이에 다리가 될 수 있다. 유추는 우리가 기존지식의 세계에서 새로운 이해의 세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하고 있다.
일곱 째 생각 도구인 몸으로 생각하기에서 근육의 감각, 몸의 느낌, 촉감을 생각의 도구를 활용한 사람으로는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과 헨리 무어를 들었다. 우리는 몸을 움직여 어떤 일을 처리하고 난 후에야 그것을 인지할 때가 있다. 또한 자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몸의 느낌을 알게 될 때도 많다. 피아니스트들은 근육이 음표와 소나타를 기억한다고 한다. 그들은 손가락에 이 기억들을 저장한다.
여덟 째 생각 도구인 감정이입에 대해 다른 대상의 내부로 들어가 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사람들로 동물학자 제인 구달과 데스몬드 모리스 등을 예로 들었다. 감정이입은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을 통해 세계를 지각하는 것이다.
아홉 째 생각 도구인 차원적 사고에 대해 크기나 색채, 형상을 바꾼 사람들로 조각가 헨리 무어와 노구치 이사무 등이 있다. 내과 의사들은 환자들의 몸의 조작에 불과한 X레이 사진이나 MRI를 판독할 때, 그것을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로 환치해 놓고 해석해야 한다. 추상 미술가도 마찬가지다.
열 번째 생각 도구인 모형 만들기로는 모형으로 새로운 발상을 떠올린 사람들로는 소설가 아서 클라크, 화가 조르주 쇠라를 들었다. 모형을 보는 사람이 즉각 인식할 수 있도록 실제로 축약하고 차원을 달리 표현해서 실제, 혹은 가정적 실제상황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규칙과 자료, 절차를 이용하는 시뮬레이션을 말한다.
열한 번째 생각 도구인 놀이는 성패를 따지지 않으며, 결과를 설명해야 할 필요도 없고,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할 과제도 아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상징화되기 이전의 내면적이고 본능적인 느낌과 정서, 직관, 쾌락을 선사하는데, 그것들로부터 창조적인 통찰이 나온다.
열두 번째 생각 도구인 변형에 대해서는 현실 세계에서 창조적 작업을 하려면 문제를 규정하고 조사하거나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표현할 때 적합한 생각 도구를 동원할 줄 알아야 하는데, 여러 가지 생각 도구를 연속적, 혹은 동시에 사용하여 생각 도구끼리 영향을 주고받거나 작용하게 하는 것을 가리켜 변형, 혹은 변형적 사고라고 한다.
열세 번째 생각 도구인 통합에 대해서는 생각이라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공감각적이다. 궁극적인 이해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앎과 느낌을 통합하는데 상상하면서 분석하고, 화가인 동시에 과학자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최고의 상태에 이른 종합적인 사고의 모습이다.
이상에서 13가지 생각 도구를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몰입하여 실천할 때 창조적인 생각이 구체적으로 종합이 되어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여러분들도 창조적인 생각을 실천하려면 13가지 생각 도구를 실천하여 자신이 타고난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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