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다이렉트뉴스=편집국] 독일 외교장관 요한 바데풀(Johann Wadephul)이 일요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대만 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보이는 ‘점증하는 공격적 행동(increasingly aggressive behaviour)’을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바데풀 장관은 함부르크 공항에서 출발 전 기자들에게 이러한 행동이 유럽에도 영향을 미치며, “우리의 글로벌 공존을 위한 근본적 원칙들이 위태롭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치의 힘과 모두에게 구속력 있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대한 독일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바데풀 장관은 기자들에게 일본 및 인도네시아 방문을 앞두고 있다고 밝히며, 특히 일본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연대에 대한 지지를 높이 평가했다. 또한 양국의 경제적·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독일 외무부는 별도 성명을 통해 바데풀 장관이 “중국이 점증적으로 지역 패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국제법 원칙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바데풀 장관은 또한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것 없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중국은 러시아의 이중용도 물품 최대 공급국이자 러시아의 최고 석유·가스 고객”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긴장 고조
이러한 발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주 미 해군 구축함 USS 히긴스(USS Higgins)가 남중국해의 분쟁 수역인 스카버러 암초 근처에서 항행자유작전을 실시하자,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사령부는 이를 “추적·감시하고 경고하여 퇴거시켰다”고 발표했다.
반면 미 해군 제7함대는 “USS 히긴스가 국제법에 부합하여 스카버러 암초 근처에서 항행의 권리와 자유를 주장했다”고 반박하며, 이는 항행의 자유와 합법적 해상 이용을 지지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군 작전은 8월 11일 중국 해경 순시선과 해군 구축함이 필리핀 해경 선박을 추격하던 중 서로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과 연계
바데풀 장관의 이번 발언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8월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및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위한 회담을 갖기로 한 가운데 제기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알래스카에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유럽 지도자들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가능성에 대해 브리핑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지원하며 서방과의 긴장이 커진 상태다. 베이징은 군사적 지원은 부인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러시아에 이중용도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GDN VIEWPOINT: 독일의 전략적 아시아 외교와 다층적 함의
독일 외교장관 바데풀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독일과 유럽연합의 아시아·태평양 전략 재편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로 분석된다.
1. 국제법 기반 질서 수호 의지의 구체화
바데풀 장관이 중국의 행동을 ‘공격적(aggressive)’이라는 강한 표현으로 규정한 것은 독일 외교사에서 이례적이다. 이는 단순한 우려 표명을 넘어 중국의 현상변경 시도에 대한 명확한 거부 의사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법치의 힘과 구속력 있는 규칙”을 강조한 것은 중국이 국제해양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영토를 확장하려는 시도에 대한 법적 근거 기반의 대응 전략을 시사한다. 이는 2016년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의 남중국해 판결을 지지하는 서방의 입장과 일치한다.
2. 아시아 동맹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심화
일본과 인도네시아 방문을 앞두고 한 이번 발언은 독일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실질적 이행을 보여준다. 특히 일본과의 협력 강화는 자유민주주의 가치 기반의 대중국 견제 네트워크 구축을 의미한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의 핵심국가이자 비동맹 전통을 가진 국가로, 독일이 이 지역에서 중국의 일대일로와 경쟁하는 대안적 경제협력 모델을 제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3. 우크라이나-아시아 연계 전략의 등장
바데풀 장관이 중국의 러시아 지원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아시아·태평양 안보를 연계하는 새로운 전략적 사고를 반영한다. 이는 '권위주의 연대'에 맞선 민주주의 연합이라는 거시적 구도 하에서 이해해야 한다.
특히 메르츠 총리의 워싱턴 방문과 연계된 타이밍은 유럽의 대중국 정책이 우크라이나 평화 프로세스와 밀접하게 연동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4. 독일 내정과 외교정책의 상호작용
바데풀 장관의 강경 발언은 독일 내 대중국 여론 변화를 반영한다. 최근 독일 내에서는 경제적 실용주의에서 가치 기반 외교로의 전환 논의가 활발하며, 이번 발언은 이러한 정책 변화의 구체적 표출로 분석된다.
또한 메르츠 정부가 추진하는 독일 재무장과 나토 기여도 확대 정책과도 연계되어, 독일이 '경제 거인, 정치적 난쟁이'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5. 향후 전망과 리스크
이번 발언은 EU 차원의 대중국 정책 조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등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의 회원국들에게 더 강경한 정책 채택을 촉구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독일 경제의 중국 의존도를 고려할 때, 경제적 보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자동차, 화학 등 독일 주력 산업의 중국 시장 접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경제와 안보의 균형점 모색이 향후 과제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바데풀 장관의 이번 발언은 독일이 전략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가치 기반 외교를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이는 향후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글로벌 거버넌스 재편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