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 좀 하고 살자!" vs “인사했잖아요!”
“인사만 잘해도 절반은 성공한다.”라는 말이 오래전부터 직장 생활에서 불문율처럼 내려왔다. 하지만 요즘 사무실에선 인사가 오히려 갈등의 불씨가 된다. “인사 좀 하고 살자”라는 요구와 “했잖아요, 굳이 각 잡아서 해야 하나요?”라는 반문이 부딪치면서다. 누군가는 인사를 건너뛰는 동료를 무례하다고 느끼고, 또 다른 누군가는 과도하게 예의를 중시하는 조직 문화가 부담스럽다고 토로한다. 인사가 단순한 예절이 아니라 존재를 인정받는 신호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런 충돌이 생긴다. 직장은 성과를 내는 공간이지만, 그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인사의 중요성, 개인 성향의 충돌
한국 사회에서 인사는 오랫동안 관계의 문을 여는 열쇠였다. CS교육에서는 좁은 장소에선 15도의 목례를, 평상시에는 30도의 보통례를, 정중히 사과나 감사를 전할 때는 45도의 정중례를 가르친다. 물론 CS의 기본은 때와 장소,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요즘은 때와 장소, 상황보다 나의 기분이 우선시되는 경우가 많다. 내키지 않아서, 기분이 좋지 않아서, 또는 상대에 대한 관심이 없거나 불만이 있어서 인사를 건너뛰기도 한다.
인사는 상대를 인정하고 안정감을 주는 사회적 신호다. 그렇다면 양쪽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심이 담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인사법 말이다. 인사는 형식보다 진심이 더 큰 힘을 가진다. 하지만 그 진심은 표현이 될까? ‘안녕하세요’라는 같은 인사말이라도 어떤 태도와 표정, 말투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들린다. 미소를 띤 밝은 얼굴, 부드럽고 상냥한 목소리, 공손한 태도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늘 똑같은 태도를 유지할 순 없다. 표정과 말투는 평소 생활이 습관으로 굳어지기에 하루 아침에 바꿀 수도 없다.
형식과 진심 사이의 발견
그렇다면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긍정적인 인사법은 없을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에 아주 작은 감탄사를 얹어보자. “‘아~ 안녕하세요’라는 한마디만으로도 상대방은 환영받는 기분이 든다.” 음식을 함께 먹을 때 “이야~ 맛있다!”라고 리액션을 잘하는 사람이 그 자리를 더욱 부드럽게 만들듯, 감탄사를 얹은 인사도 둘 사이의 공기를 바꿀 수 있다.
인사를 둘러싼 갈등은 단순히 예절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당신의 존재를 존중합니다”라는 확인의 과정이다. 형식적인 인사보다 작은 감탄사 하나가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인사를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누구나 이런 방식이 편한 것도 아니다. “나는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야”라며 조용히 지나가는 이도 있다. 또 감탄사를 붙였다 해도 존중의 마음이 없다면 그것은 그저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중요한 건 “존중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의 문제다. 내 방식대로, 그러나 상대의 존재를 가볍게 지나치지 않는 태도, 그것이 인사가 가진 진짜 힘이다. 인사는 소소한 일상에서 가치를 발견하게 한다. 내일 아침 동료에게, 혹은 단골 카페 직원에게 “아~ 안녕하세요”라고 건네자. 누군가 먼저 인사해준다면 “아, 네~ 안녕하세요”라고 화답하자. 마음을 담은 인사가 쌓이면, 우리의 일상은 조금 더 따뜻하고 단단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