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보다 깊었던 대화
지난 주말, 지인의 제안으로 스크린 골프를 함께했다. 해군 선배이자 같은 아파트 이웃이었지만, 그동안은 인사만 나누던 사이였다. 처음 함께한 라운딩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대화의 장이 되었다. 18홀을 마치고도 대화는 멈추지 않았다. 선배의 삶의 이야기는 곧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 그는 17년간 대기업과 협력하며 영업과 품질 관리를 담당했지만, 결국 ‘월급쟁이의 한계’를 느끼고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지금은 택배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지금이 너무 좋아. 노력한 만큼 벌고, 하루를 내 의지대로 운영할 수 있잖아. 큰 매출을 올려도 결국 연봉제라는 틀 안에 있지. 지금은 스스로 만족하며 감사 속에서 살고 있어.” 많은 이들이 힘들다며 기피하는 일을, 그는 만족과 감사의 태도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선택을 긍정하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 울림이었다.
‘나로 산다’는 것의 의미
그의 이야기는 내가 최근 읽고 있는 『고전이 답했다』 속 문장과 겹쳐졌다.
“진짜 ‘나’를 위한 것인가? 진짜 나는 어떤 직관을 가지고 있는가? 계속 질문하라.”
“남들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하루를 살아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남이 정해준 기준이 아니라,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직업의 종류보다 태도가, 성과보다 만족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만족은 선택의 결과
우리 사회는 여전히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도록 압박한다. 그러나 만족은 외부에서 주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선택한 길 위에서 감사할 때 비로소 주어진다. 삶은 길고, 직업은 다양하다. 하지만 태도는 단 하나, “내가 하는 일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 각자의 자리에서 그 만족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보통의가치 뉴스는 ‘일상에서 배우다’를 슬로건으로,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