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시가 지역 문화유산을 활용해 세계와 소통하는 의미 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9월 6일, 여주향교에서 열린 ‘선비다움 배움터’ 프로그램에 외국인 유학생 20명이 참가하며 한국 전통문화와의 특별한 만남이 이뤄졌다. 이번 행사는 여주향교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학생들이 참여한 사례로, 지역문화의 국제적 확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체험은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국가유산 향교·서원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여주시가 주최하고 문화예술감성단체 ‘여민’이 주관했다. 유학생들은 한국에서의 학업 생활 속에서 책으로만 접했던 역사와 문화를 현장에서 경험하며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의 오전 일정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중 세종대왕의 영릉 탐방으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안내 해설과 함께 세종대왕의 업적과 시대적 배경을 배우며 한국 역사에 대한 인식을 넓혔다. 이어 오후에는 여주향교로 이동해 ‘선비의 길’을 주제로 다양한 전통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체험 프로그램은 선비 정신을 몸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유생복을 직접 착용하고 예절 교육을 받으며 선비의 삶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고, 향교의 상징인 향나무 이야기를 듣고 나무 목걸이를 제작하는 활동도 진행했으며, 또 거문고 연주를 감상하고 직접 연주를 시도해보며 전통 음악의 매력을 체험했다. 사군자 문양을 활용한 책갈피 만들기 활동도 이어져 동양 예술의 정수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다.
특히 거문고 체험은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는데, 낯선 악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연주법을 익히려 했고, 그 과정에서 한국 전통음악의 독창성과 깊이를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주시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문화유산이 세계인과 만나는 교류의 장으로서 향교가 가진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시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여주향교를 직접 체험하는 모습은 여주가 세계 속의 문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도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유학생은 “책에서만 접하던 한국의 전통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어 역사에 대한 이해가 훨씬 깊어졌다”며, “유생복을 입고 예절을 배우고, 거문고를 직접 연주해본 시간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주시는 향후에도 지역 주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확대해, 여주향교를 전통과 역사를 배우고 나누는 열린 배움터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주향교의 외국인 유학생 대상 프로그램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전통문화의 가치와 현대적 활용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행사였다. 여주시가 문화유산을 세계와 공유하는 노력은 지역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 전통문화가 국제 사회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