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아트센터, 수도권 문화지형을 바꾼다

별다방한국문학연구소 대표 손희 (시인)

 


  가을 초입, 시흥시 아트센터가 드디어 개관식을 갖는다.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까지 이어지는 건축물은, 마치 시간의 켜를 차곡차곡 쌓은 듯 조용히 겸손을 품고 서 있다. 710석 대공연장과 301석 소공연장, 기획·상설전시실, 교육실, 카페와 다양한 부대시설은 전문성과 접근성을 함께 갖춘 복합문화 공간으로 탄생을 준비함이다. 오페라·뮤지컬·클래식·융합예술 공연을 아우를 수 있는 설비가, 시흥 시민으로 하여금 예술에 다가서는 첫 창을 마련해 줌이다. 이것으로 시흥시는 지역 문화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정식 개관 전, 시흥시는 9월 20일과 21일 배곧생명공원 특설 무대로 ‘프리뷰 페스타’를 개최한다. 눈에 띄는 점은,  20일 오후 6시에 열리는 오픈식 후,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고요한 가을밤을 은은히 감싸는 노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행사는 시흥시와 국립오페라단 간 문화예술 협약 발표와, 20개 동에서 모인 천여 명의 시민이 함께하는 상생 퍼포먼스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틀째엔 K-보이스 앙상블 사전공연과 국립오페라단 갈라콘서트가 무대에 오른다.

 

  '온고지신(溫故知新)’처럼, 과거의 전통을 따뜻히 품고 새로운 예술을 깨닫는 공간이 이곳이 되었으면 한다. 옛것을 배우고 새로움을 창조하는 자세야말로, 교육과 예술의 본류가 아니겠는가. 프리뷰가 그 서막이 될 것이다. 시흥 시민들이 공연을 통해 일상의 문턱을 넘고, 예술과 교차하는 삶의 순간을 마음껏 누리게 되기를 바란다.이로인해, 시흥은 수도권 문화지형을 새롭게 창조해 나가는 도시로 다시 한번 도약 함이 아니겠는가.

 

  무대 위의 성대한 음악과 퍼포먼스는 일시적 감동을 넘어, 지역문화의 씨앗이 된다. 하지만 과제도 분명히 존재한다. 예술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치밀한 운영과 지역 예술인 지원, 나아가 일상 속 예술 체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더불어, 작은 음악회, 창작 워크숍, 주민 참여형 전시 등으로 확장될 때, 이 공간은 비로소 진정한 문화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개관식을 앞둔 시흥시 아트센터는,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약속이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축의 고요함과 조수미의 선율이 맞닿는 순간, 문화의 물꼬가 트인다. 예술이라는 깊은 숨결이 도시를 흐르게 하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 이 작은 시작이 수도권 서부 문화의 새로운 흐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 청량한 물길이 오늘의 시흥에 잔잔히 스며들지 않을까.
 

작성 2025.09.13 01:19 수정 2025.09.13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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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