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계속 바쁘게 살아야 할까? 무의미한 과잉 에너지 사용법

‘바쁨’은 어떻게 자산이 되었는가: 바쁨의 사회적 신화

바쁨에 중독된 삶에서 벗어나기

진짜 중요한 것에 에너지를 쓰는 법

사진=AI 생성 이미지

‘바쁨’은 어떻게 자산이 되었는가: 바쁨의 사회적 신화

“요즘 어때요?”

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돌아오는 대답은 이렇다.
“그냥... 바쁘죠.”
우리는 바쁠수록 뭔가 제대로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바쁨은 현대 사회에서 일종의 자기 증명 수단이다. ‘할 일이 많다 = 능력 있다’, ‘스케줄이 꽉 찼다 = 중요하다’, ‘쉬지 않고 일한다 = 성실하다’는 등식은 이제 암묵적 기준이 되었다.
 

사회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한다. 휴대폰 속 앱은 루틴을, 콘텐츠는 성장 전략을, 광고는 효율적인 삶의 방식을 속삭인다. 결국 우리는 생각보다 더 많은 일을, 더 빠르게, 더 효율적으로 해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그리고 ‘바쁘다’는 사실 자체가 일종의 면죄부가 된다. 감정의 소진, 관계의 단절, 삶의 공허감조차 바쁨이라는 가면 뒤로 숨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무의미한 에너지 소비가 삶을 잠식하는 방식

문제는 이 바쁨이 실제로 삶을 채워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우리는 매일 무엇인가를 하며 살지만, 그 끝에 남는 건 피로뿐이다.
바쁨은 점점 과잉 에너지 소비로 이어진다.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쓰여야 할 에너지가, 사람들의 기대를 맞추는 데, SNS를 관리하는 데, 미래를 대비하느라 흩어진다. 

 

집중하지 못한 채 이 일 저 일을 해내고 나면, 하루가 지나도 내가 진짜 뭘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이런 과잉 에너지는 심리적 번아웃을 부른다. 하루를 열심히 살았는데도, 성취감이 아니라 허무함이 찾아온다. 그 순간 우리는 문득 묻게 된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하지만 그 질문조차 미뤄둔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 바쁘니까. 

 

바쁨에 중독된 삶에서 벗어나기

‘바쁨 중독’은 단지 일정이 많아서가 아니다. 쉴 줄 모르는 마음의 상태다. 정신의학에서는 과도한 바쁨을 ‘회피 기제’로 해석한다. 즉, 감정적 불안을 회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멈추면 쓸모없는 인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계속해서 일정과 할 일을 채워 넣는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건, 일을 줄이는 것보다 ‘바쁨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바쁨은 때때로 감정적 회피다. 바쁨은 자기 정체감의 대체물이 아니다. 바쁨은 성실함의 증거가 아니라, 때로는 통제되지 않는 습관일 수 있다. 이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과잉 에너지 사용을 멈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진짜 중요한 것에 에너지를 쓰는 법

바쁨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게으른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무엇에 에너지를 쓰느냐”이다.
바쁨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순위 재정립
→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보다 ‘정말 중요한 일’을 구분하자. 급한 일에만 에너지를 쓰다 보면 중요한 것을 놓친다.
의미 없는 루틴 정리
→ 남이 하니까 따라 한 루틴은 과감히 제거하자. 루틴은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다.
바쁨을 자랑하지 않기
→ 바쁜 걸 무용담처럼 말하는 문화에서 빠져나오자. ‘바쁘다’는 말이 아닌 ‘집중하고 있다’는 말을 연습해보자.
에너지 기록하기
→ 하루 동안 무엇에 에너지를 가장 많이 썼는지 기록해보자. 그러면 내가 진짜로 집중해야 할 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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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쁨은 일상이 아니라 습관이다

우리 대부분은 바쁨을 선택한 적이 없다. 그저 하다 보니, 어쩌다 보니, 어느새 너무 많은 걸 하며 살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삶이 지금의 나를 소진시키고 있다면, 멈춰야 할 시간이다. 바쁘다는 것은 곧 내가 중심을 잃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그러니 오늘 하루만큼은 이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지금, 정말 중요한 일에 에너지를 쓰고 있는가?”

그 질문에 “예”라고 말할 수 있다면, 바쁘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는 마음이 든다면, 그건 지금이야말로 삶의 에너지 방향을 재조정할 순간이라는 뜻이다.

 

작성 2025.09.14 22:13 수정 2025.09.1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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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