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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지난 9월 9일, 공공 분야 AI 전환 지원사업(AI Transformation·AX) 공고를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스타트업과 연구소가 공공기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솔루션을 개발·실증하고, 실제 현장에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그동안 AI 연구개발은 주로 민간 영역에서 활발히 이루어졌으나, 공공기관은 예산·규제 등의 이유로 신기술 도입이 더딘 상황이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공공 부문에서도 AI를 활용한 업무 혁신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AI 전환(AX) 사업은 크게 세 가지 과업 단계로 구성된다.
첫째,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스타트업이 직접 활용하거나 자체 데이터를 가공하여 학습 데이터를 구축한다.
둘째,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실증 과정을 거친다.
셋째, 실증을 마친 AI 솔루션을 실제 공공기관 업무에 적용하고, 해외 확산까지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 도입 실적(트랙레코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민간 기업과 스타트업에 큰 장점이다. 투자 유치나 추가 정부 과제 참여, 해외 진출에서 유리한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공고에는 총 20개 과업 아이템이 포함됐다. 각 아이템은 개별 공공기관이 주관하며, 실제 수요에 기반한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다.
대표적인 아이템은 △AI 기반 조세 불복 사건 조사 자동화 시스템 △개인 맞춤형 건강습관 개선 솔루션(질병관리청 협업) △복지 안내 AI 챗봇 △스마트팜 AI 에이전트 개발 등이다.
특히, AI 에이전트는 내년에도 주요 키워드로 꼽히는 만큼, 농업·행정·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주목된다. 공공기관과 협업해 실증까지 이어지는 이번 기회는 스타트업들에게 중요한 성장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의 신청 자격은 스타트업과 연구소에 열려 있으며, 대학은 참여가 불가하다. 대부분의 과제는 주관기관 1개와 참여기관 1개 이상이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
접수 마감은 오는 9월 30일까지다. 2025년도 예산은 약 7억 3,500만 원 규모이며, 정부 상황에 따라 2026년 예산이 조정될 수 있다. 과제당 최대 국비 30억 원까지 지원이 가능해, 규모 면에서도 상당한 기회다.
또한, 공모 안내서에는 각 아이템별 RFP(업무지시서)가 포함되어 있어, 참여를 원하는 기관은 반드시 세부 내용을 숙지해야 한다.

공공 분야 AI 전환(AX) 사업은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스타트업이 공공기관 실적을 확보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이는 민간 투자 유치, 정부 과제 연계, 해외 진출에 이르기까지 큰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 데이터와 현장 과제를 바탕으로 AI 솔루션을 실증하는 이번 사업은 단순 지원금 이상의 전략적 가치가 있다”며 “스타트업과 연구소는 RFP 분석과 기획력을 강화해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AI 기반 공공혁신의 물꼬를 트는 이번 AX 사업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