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에세이] 2화 인생 제3악장, 베토벤 처럼

보통의가치 칼럼, '음악에서 배우다'

우리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고, 그 선택은 또 다른 시작을 낳는다.

L. v. Beethoven, Piano Sonata No.17 in D minor, Op. 31-2 “Tempest”, 3rd movement

▲ 이미정 음악 칼럼니스트 [사진=보통의뉴스]

 

부산에서 만난 또 다른 시작

퇴직을 2~3년 앞둔 분들을 위한 인문학 클래식 강의로 부산을 찾았다. 부산이란 도시를 떠올리니 최백호의 노래 〈부산에 가면>이 생각난다. 이 노래는 그리운 이가 생각나 찾아간 그곳, 그러나 이제 그 사람은 더 이상 그 곳에 없는... 쓸쓸함을 노래한다. 최백호 특유의 담담한 목소리가 더해져 그리움이 더욱 사무치게 다가온다.

 

강의를 준비하며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침몰하는 배 위에서도 끝까지 연주를 멈추지 않았던 바이올리니스트. 그의 마지막 대사 “오늘 밤의 연주는 제게 있어 특권이었습니다.” 그의 특권은 끝까지 연주하겠다는 스스로의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선택'이란 특권 이 있는게 아닐까?

 

피아노 소나타 17번 D단조, 일명 “템페스트" 3악장

극복의 아이콘 베토벤은 청력을 잃고 절망에 빠져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유서를 쓴다. 그러나 베토벤은 죽음 대신 음악가의 삶을  선택했다. 그 순간부터 또 다른 삶이 시작되었고, 이때 탄생한 수많은 명곡들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큰 위로와 감동을 준다. 그의 선택에 우리는 감사할 수 밖에 없다. 이 시기에 작곡된 작품 가운데 내가 특히 사랑하는 곡은 피아노 소나타 17번 D단조, 일명 “템페스트" 3악장이다. 곡의 시작은 p(여리게)로, 폭풍 전의 고요함을 떠올리게 한다. 고요함도 잠시 갑자기 몰아치는 f(세게)의 전개는 역경 앞에서 굳건히 맞서는 베토벤의 의지가 느껴진다.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Pixabay]

 

"베토벤처럼, 우리도 마지막까지 삶을 아름답게 노래한다면."

퇴직은 끝이 아니라 오히려 인생 제 3악장의 시작일 수 있다. 우리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고, 그 선택은 또 다른 시작을 낳는다. 그 시작은 아름다운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을 마음껏 누려보자. "베토벤처럼, 우리도 마지막까지 삶을 아름답게 노래한다면."

 

  • # 추천 음악
  • - 최백호, 〈부산에 가면〉
  • - L. v. Beethoven, Piano Sonata No.17 in D minor, Op. 31-2 “Tempest”, 3rd movement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7번 D단조 작품 31-2 , "템페스트", 3악장(한글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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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9.15 19:51 수정 2025.09.15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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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