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즉각적 판단을 멈추고 진짜 의도를 찾는 소통법
“마이크 전달은 어떻게 하실 건데요?”, “마이크 사용 안 하실 때는 어떻게 하실 건데요?” 한 공연장에서 음향감독과 나눈 대화는 몹시 날카롭고 긴장감이 돌았다. '왜 저렇게 말을 하지?' 라는 속마음을 진정시키며 그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찾아보려 했다. 드디어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이 나왔다. “이 마이크는 국내에서 수리가 어려워요. 떨어뜨리거나 하면 안 돼요.” 그제야 이해가 됐다. 날카로웠던 말투는 성격 문제가 아니라 걱정 때문이었다. 고가 장비가 파손되면 수리가 어렵다는 불안이 그를 예민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같은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즉각적 판단의 함정
일상에서 우리는 수많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과 마주친다.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는 동료를 보면 "저 사람 답답해"라고 생각한다. 사소한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사를 보면 "성격이 까칠해"라고 단정한다. 대화 중에 갑자기 화를 내는 가족을 보면 "또 시작이네"라고 체념한다. 우리는 보통 행동 자체만 보고 즉시 판단한다. 하지만 음향감독 사례처럼, 표면적 행동과 진짜 의도는 다를 수 있다. 까칠하게 구는 사람 뒤에는 불안이나 걱정이 있을 수 있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사람 뒤에는 제대로 이해받지 못했다는 답답함이 있을 수 있다. 갑자기 화를 내는 사람 뒤에는 도움이 필요한 절실함이 숨어 있을 수 있다. 핵심은 "왜 저렇게 행동하지?"에서 "무엇을 원하는 걸까?"로 질문을 바꾸는 것이다.
내 핵심욕구부터 건강하게 표현하기
상대방을 이해하기 전에, 먼저 나부터 핵심욕구를 건강하게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걱정될 때는 "불안한 마음이 있어서 그런데"라고 솔직하게 말해보자. 도움이 필요할 때는 "혼자 해결하기 어려워서"라고 직접 표현해보자. 서운할 때는 "속상한 게 있는데"라고 감정을 드러내보자. 바쁠 때는 "지금 여유가 없어서"라고 상황을 설명해보자. 핵심은 돌려 말하지 않고 진짜 필요한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나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다.
상대방의 핵심욕구 찾아보기
이제 상대방의 행동을 다르게 해석해보자. 까칠한 말투를 들었을 때, 그 사람이 걱정이나 불안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자.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한다면, 이해받고 싶다는 욕구가 있는 것은 아닐까. 갑작스럽게 화를 낸다면, 도움이나 관심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회피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부담감이나 피로감을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 즉시 반응하지 말고 잠깐 멈춰보자. "혹시 무슨 일 있어?" 같은 열린 질문을 던져보자.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내 추측이 맞는지 대화를 통해 확인해보자.
핵심욕구 중심의 대화가 만드는 변화
음향감독과의 대화에서 진짜 변화가 일어난 순간은 서로의 핵심욕구를 이해하게 되었을 때였다. 처음에는 표면적 행동만 관찰했다. 까칠한 말투가 불편했다. 그다음에는 즉각적 판단을 멈췄다. 성격 문제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이어서 진짜 의도를 탐색했다. 왜 그럴까 궁금해했다. 마침내 핵심욕구를 발견했다. 장비에 대한 걱정이었다. 결국 상호 이해와 협력이 가능했다. 조심스럽게 다루기로 합의했다. 이런 대화가 가져오는 결과는 분명했다. 오해가 줄어들었다. 문제 해결이 빨라졌다. 감정적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었다. 신뢰 관계가 형성되었다.
오늘부터 실천하는 핵심욕구 소통법
내 핵심욕구부터 솔직하게 표현하자. 돌려 말하지 말고 직접 표현하는 것이다. "사실은 이런 게 필요해서 그래", "정말 중요한 건 이거야" 같은 표현을 활용해보자. 상대방이 내 의도를 추측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상대방의 핵심욕구도 찾아보자. 행동만 보지 말고 의도를 궁금해하는 것이다. "혹시 이런 이유 때문에 그런 건가요?"라고 확인해보자. 즉각적 판단 대신 이해하려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핵심욕구 중심으로 대화하자.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서로의 필요를 명확히 하자.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이다.
진짜 소통은 핵심욕구를 나누는 것
결국 진정한 소통은 서로의 핵심욕구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까칠한 말투에 즉시 반응하기보다, 그 뒤에 있는 진짜 필요를 찾아보는 것. 나 역시 돌려 말하지 말고 정말 필요한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음향감독의 진짜 고민을 이해했을 때 대화가 완전히 달라졌듯이, 우리도 핵심욕구 중심의 소통을 연습해보자.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면 된다. 돌려 말하고 싶은 순간에 잠깐 멈춰서 "사실은 이런 게 필요해서"라고 말해보는 것. 상대방이 까칠하게 굴 때 "저 사람 성격 문제야"라고 단정하는 대신 "혹시 무슨 일이 있나?" 궁금해해보는 것. 이런 작은 시도들이 쌓이면 대화는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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