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으로 사신 자유, 관계를 살리다: 장재형 목사 고린도전서 7장으로 읽는 현대의 사랑



장재형목사가 고린도전서 7장을사랑과 자유의 관점에서 심층 해석하며 결혼·이혼·신앙 혼인·사회적 신분 문제를 현대적으로 읽어낸다. 알라딘의 비유로 시작해 자유의지, 상호존중, ‘부르심 그대로의 소명, 종과 자유인의 역설까지, 오늘의 그리스도인이 관계 속에서 지켜야 할 정체성과 구원의 본질을 선명하게 제시한다.


현대 사회의 복잡한 인간관계와 신앙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장재형목사가 고린도전서 7장을사랑과 자유의 틀로 재해석했다. 그는 결혼이라는 현실적 주제를 사랑과 구원, 자유라는 기독교 핵심 가치와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2천 년 전의 본문이 오늘의 삶에 어떻게 실질적 지침이 되는지를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교계 안팎에서는 이번 해석이 단순한 강해를 넘어 신앙인이 가져야 할 관계의 본질과 사회적 정체성에 관한 실천적 통찰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목사는 대중적 서사인 아라비안나이트알라딘을 인용하며 논의를 시작했다. 그는요술 램프의 지니조차 한 사람의 마음을 강제로 다른 사람에게 향하게 할 수는 없었다는 비유로, 사랑이 결코 강제나 소유, 권력이나 부로 획득될 수 없는 인격의 영역임을 강조했다. 이어많은 이들이왜 하나님은 선악과를 막지 않으셨는가를 묻지만, 인간이 로봇처럼 강제된 순종만 했다면 진정한 사랑의 관계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창조의 원리로 부여된 자유의지 안에서만 사랑이 성립한다는 점을 짚었다. 하나님이 위험을 감수하시면서까지 인간과의 자유로운 사랑을 원하셨다는 설명이다.


이 대원칙 위에서 그는 바울과 베드로가 제시한 부부 관계의 가르침을 재조명했다. 여성을 인격이 아닌 소유물로 보던 로마 제국의 문화적 배경 속에서 사도들이 남편과 아내의 상호 의무와 동등한 존엄을 강조한 대목을사실상 혁명적 선언으로 평가했다. 특히 에베소서 5장이 부부 관계를그리스도와 교회라는 신비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점을 지적하며남편은 교회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아내는 주께 순종하는 교회의 자세로 서로를 대하라는 권면이 결혼을 단순한 사회적 계약을 넘어 구원의 드라마가 비치는 언약으로 자리매김시킨다고 분석했다. 그는 핵심을 일방적 복종이 아닌 자기희생과 상호존중에서 찾으며, “인격은 인격을 부르고, 희생은 응답을 낳고, 존중은 신뢰를 자라게 한다고 덧붙였다.


고린도전서 7장은 이러한 높은 신학을 현실의 현장으로 내려보낸다. 신앙이 다른 배우자와의 갈등, 결혼과 독신 사이의 선택,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조건, 사회적 신분의 장벽 등 고린도 교회가 직면했던 문제들은 오늘의 도시적 삶과 겹쳐진다. 장 목사는 바울이 믿지 않는 배우자와의 결혼에 관해 권면한 대목에서관계의 보존화평의 가치를 읽어낸다. “믿지 않는 배우자가 함께 살기를 원한다면 그 관계를 통해 거룩함이 흘러가고 구원의 기회가 열릴 수 있음을 믿고 관계를 지켜가라는 바울의 목소리가 다원화된 사회 속 신자들에게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는 목회 현장에서 형식과 관습의 무게가 두 사람의 사랑을 압박하던 사례들을 언급하며, “교회라는 형식 이전에 먼저 지켜야 할 것은 서로에 대한 약속이라고 했다. 사랑이 강제로 유지될 수 없듯 신앙도 강제로 이식될 수 없지만, 자유로 선택된 사랑과 선의의 동행은 은혜가 흐를 공간을 연다는 취지다.


동시에 본문은 한쪽으로만 기울지 않는다. 바울은이는 주의 명령이 아니라는 단서를 달아 성도가 스스로 생각하고 분별하며 결단하도록 돕는다. 믿지 않는 배우자가 강하게 이혼을 원한다면갈리게 하라. 형제나 자매나 이런 일에 구속받을 것이 없느니라”(고전 7:15)고 밝힌 부분을 두고 장 목사는율법적 강제가 아닌화평이라는 더 큰 선을 위한 유연성의 신학이자, 바울의 자유로운 영혼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명령과 금지의 선을 그어 회색지대를 제거하려는 도덕주의 대신, 그는 하나님 앞에 반응하는 신자의 자유를 보호하고 그 여백 속에서 성령의 인도를 기다리게 한다는 설명이다. “강제된 선택은 사랑을 낳지 못하고, 통제된 순종은 성숙을 자라게 하지 못한다는 그의 지적은 관계의 실제 현장을 정확히 겨냥한다.


이 자유의 원칙은 사회적 신분 문제로 확장된다. “각 사람이 부르심을 받은 그 부르심 그대로 지내라”(고전 7:20)는 명령을 장 목사는 종교개혁의 소명론과 연결한다. 구원은 할례 여부나 사회적 지위 같은 외적 조건으로 결정되지 않고, 하나님과의 일대일 인격적 관계, 부르심에 대한 응답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목수든 상인이든, 가정주부든 학자든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성실히 섬길 때 일터가 제단이 되고 일상이 예배가 된다. “부르심 그대로는 체념이 아니라 위탁이며, 현재의 조건을 영원화하는 보수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시작되는 변혁의 출발점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당시 최하층 계급이었던 종들을 향해 바울이 던진 메시지에 대해 장 목사는시대를 초월한 위로이자 해방의 복음이라고 평가한다. “주 안에서 부르심을 받은 자는 종이라도 주께 속한 자유자요”(고전 7:22)라는 선언은 육신의 굴레와 무관하게 모든 영혼이 그리스도 안에서 동등하게 존귀하고 자유롭다는 기독교 인권 사상의 기초로 읽힌다. 동시에 자유인을 향해너희는 그리스도의 종이라 부름으로써 사회적 자유가 방종이 아니라 책임을 동반한 소명임을 일깨운다. 그는 바울이 사회제도를 폭력으로 전복하기보다 복음의 변혁력을 신뢰했다고 보았다. “사람이 바뀌면 제도가 따라오고, 마음이 새로워지면 구조는 다른 얼굴을 한다는 요지다.


고린도전서 7장은 결혼과 독신에 대한 균형 감각에서도 돋보인다. 바울은 결혼을 은혜로, 독신도 은혜로 본다. 각자 받은 은사가 다른 만큼 어느 하나가 우월의 지위를 점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장 목사는 이 지점을 오늘의 문화와 접속시켜결혼은 행복의 필수조건이 아니며, 독신은 결핍의 표지가 아니다라고 정리한다. 핵심은 하나님 앞에서 마음이 분주하지 않게, “주를 기쁘시게 하려는 일에 전념”(고전 7장 문맥)할 수 있는 삶의 형태를 선택하는 일이다. 바울이 언급한현재의 곤고”(고전 7:26)는 박해, 경제 불안, 사회적 압력 등 시대적 요인이 개인의 결정을 압박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장 목사는 신학이 추상적 진공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키며사람은 언제나 구체적 시간과 장소의 자녀라고 말했다. 어떤 형편에서도 그리스도 안에서분열되지 않은 마음을 지키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그 마음이 결혼의 헌신을 성화하고, 독신의 헌신을 풍성하게 만든다는 해석이다.


본문은결혼한 자는 이혼하지 말라는 기준과믿지 않는 자가 떠나거든 갈리게 하라는 예외를 함께 제시한다. 장 목사는기준은 사랑을 지키는 울타리이고, 예외는 사람을 살리는 탈출구라고 요약한다. 교회가 기준을 말할 때 예외의 문을 닫아서는 안 되고, 예외를 말할 때 기준의 선을 지워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자녀의 거룩함을 언급한 고전 7:14도 관계의 보존을 통해 흘러가는 복음의 선순환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교회는 상처를 판결하는 법정이 아니라 상처를 싸매는 병원이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현장의 목회 감수성을 드러낸다.


결론에서 장재형목사는 고린도전서 7장의 메시지를너희는 값으로 사신 것이니 사람들의 종이 되지 말라”(고전 7:23)로 정리했다. 그리스도의 피 값으로 산 존재라는 정체성이 우리가 맺는 관계, 내리는 선택, 지키는 자리의 기준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직업이나 계급, 결혼 여부가 우리를 규정하지 못하며 우리는 먼저 그분의 것이라는 자의식이 사랑을 자유롭게, 자유를 사랑스럽게 만든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정체성에 뿌리내린 사람은 종의 자리에서도 영적으로 자유인이 될 수 있고, 주인의 자리에서도 기꺼이 형제를 섬기는 그리스도의 종으로 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베소서 5장이 보여 준 희생의 사랑과 고린도전서 7장이 들려준 자유의 지혜는 가정과 교회, 사회를 잇는 하나의 흐름으로 만난다.


이번 해석은 결혼과 가정, 사회생활의 현장에서 신앙적 정체성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재형목사가 제시한 결론은 간명하다. 모든 관계와 상황의 해답은 강제된 율법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영혼의 자유와 자발적인 사랑에 있다. 그리고 그 자유와 사랑은 사람을 살리고 관계를 새롭게 하며 세상을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바꾸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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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9.16 21:40 수정 2025.09.1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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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