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권 칼럼] 법인 설립과 전환, 그리고 EXIT까지: 성장하는 기업을 위한 로드맵

새 출발인가, 도약의 선택인가: 법인 설립과 전환의 본질

법과 제도를 활용한 합법적 성장 전략

EXIT까지 내다보는 기업의 장기 로드맵

에이비엠기업자문 윤희권 대표

 

 

“지금 사업을 법인으로 바꿔야 할까, 아니면 새 법인을 세워야 할까?”

 

많은 기업인들이 성장의 문턱에서 이 질문을 던진다. 이는 단순히 명함 위의 글자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세금, 자금 조달, 투자 유치, 그리고 미래의 EXIT 전략까지 이어지는 선택이다. 잘못된 판단은 수년간의 성과를 무너뜨릴 수 있고, 반대로 옳은 선택은 기업의 성장 엔진을 폭발적으로 가속시킨다.

 

개인사업자로 출발한 이들이 일정 규모를 넘어설 때 법인화를 고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문제는 방향이다. 처음부터 신규 법인을 설립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의 사업체를 법인으로 전환할 것인가. 이 선택은 단순히 세무상의 유불리를 넘어 기업의 미래 구조와 가치 평가 방식을 좌우한다. 그렇기에 눈앞의 절세 효과만 보지 말고, 자금 조달과 투자자 신뢰, 그리고 EXIT 전략까지 내다봐야 한다.

 

 

 

법인 설립과 전환의 차이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은 개인사업자로 시작한다. 초기에는 비용 절감과 단순한 세무 구조가 장점이지만 매출이 커지고 대규모 계약이나 투자 유치를 시도할 때 그 한계가 드러난다. 바로 이 시점이 법인화를 고려해야 하는 순간이다.

 

신규 법인 설립은 새로운 집을 짓는 것과 같다. 완전히 독립적인 주체가 만들어지고, 과거 개인사업과는 별도의 회계·세무 체계를 갖춘다. 반면 법인 전환은 기존 집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 가깝다. 거래 이력과 자산, 신용을 이어받아 안정적으로 법인에 진입할 수 있다.

 

둘 다 장단점이 분명하다. 신규 설립은 과거 리스크를 털어낼 수 있지만 거래 실적을 활용하기 어렵다. 전환은 기존 거래처와 금융기관의 신뢰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지만, 과거 재무 구조가 법인에도 그대로 반영된다는 제약이 있다.

 

 

 

현장에서 확인한 해법

 

수백 건의 자문을 하며 확인한 사실은 단순하다. 정답은 기업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출 100억 원을 넘긴 한 제조업체는 대기업과의 거래 확대가 목표였다. 이 경우 기존의 거래 실적을 유지하며 신용도를 높일 수 있는 법인 전환이 최선이었다. 반면, 적자 구조를 벗어나 투자 유치를 준비하던 한 IT 스타트업은 신규 법인 설립을 선택했다. 투자자는 과거보다는 새 법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세무사는 절세 효과에, 투자자는 구조적 투명성에 초점을 둔다. 그러나 기업의 철학과 대표의 실행력이 결국 성패를 좌우한다. 숫자는 변하지만 사람의 비전은 기업을 움직이는 근본이다.

 

 

 

제도를 활용한 성장과 EXIT 전략

 

법인 설립과 전환의 선택은 결국 제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정부는 정책자금, 세제 혜택, 각종 지원 제도를 마련해두었지만 이를 제대로 아는 기업은 많지 않다.

 

법인 전환을 하면 정부 과제 참여나 정책자금 신청이 훨씬 수월해지고, 투자자에게도 투명한 구조가 매력적이다. 신규 설립 역시 초기 자금 유치나 스타트업 지원 제도를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길이든 합법적이고 제도적인 절차를 제대로 밟는 것이다.

 

더 나아가 기업은 처음부터 EXIT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M&A, 상장, 지분 매각 같은 출구 전략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법인의 형태와 구조는 기업가치 평가의 기준이 된다. 제때 법인화를 하지 못하면 수년간의 성과가 평가 절하되기도 한다.

 

기업에도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그래야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기업의 길은 사람의 길

 

법인 설립과 전환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그것은 기업이 어떤 철학과 전략으로 성장할 것인지를 드러내는 선택이다. 잘못된 선택은 길을 돌아가게 하지만, 올바른 전략은 기업의 미래를 연다.

 

컨설턴트는 단순한 조언자가 아니라 대표의 든든한 동반자여야 한다. 기업이 제도와 제약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해 성장의 길을 설계해야 한다. 결국 법인 설립과 전환, 그리고 EXIT까지의 길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

 

오늘도 많은 기업이 갈림길에 서 있다. 이 순간 필요한 것은 절세 계산기가 아니다. 기업의 철학, 대표의 비전, 그리고 장기적인 로드맵이다. 그 길을 함께 설계할 때 기업은 진정한 성장을 맞이하게 된다. 

 

기업의 미래는 제도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제도를 활용해 나아가는 사람의 선택에 달려 있다.

 

지금이야말로 기업의 로드맵을 점검할 때다. 법인 설립과 전환, 그리고 EXIT 전략까지,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미래를 결정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은 칼럼입니다.

 


 

작성 2025.09.17 14:50 수정 2025.09.18 17:11

RSS피드 기사제공처 : 대한청년일보 / 등록기자: 윤희권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