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문정 계약해지분 ‘줍줍 청약’…대박 로또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 아파트에서 불법 청약·전매 등으로 계약이 취소된 세대가 무순위 청약(일명 ‘줍줍’) 방식으로 재공급된다. 준공이 이미 완료된 단지의 희소 물량인 데다 최초 분양가 수준으로 공급되면서, 실수요자뿐 아니라 시세 차익을 노리는 수요자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번 재공급 대상은 전용 49㎡ 3가구다. 이 가운데 1가구는 다자녀 특별공급, 나머지 2가구는 일반공급 물량이다. 당초 2023년 11월 최초 입주자 모집을 통해 분양됐으나, 위장전입이나 불법 전매 등 공급질서 교란행위가 적발되면서 계약이 취소된 주택이다. 주택법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사업주체가 해당 물량을 회수해 재공급 절차를 밟는 것이다.


청약 자격은 일반 분양보다 문턱이 낮다. 모집공고일 기준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 또는 세대원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청약통장 가입 여부와도 무관하다. 이는 부정당첨분에 대한 재공급 성격을 감안한 조치다. 선정은 가점제가 아닌 100% 추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정은 다음과 같다. 9월 22일 특별공급, 23일 일반공급 청약 접수가 이뤄지며, 당첨자는 9월 26일 발표된다. 서류 접수는 9월 30일 하루 동안 진행되고, 계약은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다. 입주는 2025년 11월 예정으로, 이미 2024년 8월 준공을 마쳐 빠른 입주가 가능하다.

분양가는 최초 분양 당시 책정된 수준을 유지한다. 전용 49㎡ 기준 공급가는 7억8천만~7억9천만 원대다. 주변 문정·가락 일대의 유사 면적 신축 아파트 매매가가 10억 원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2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청약 경쟁률이 수십 대 1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주의해야 할 규제도 만만치 않다. 투기과열지구·청약과열지역인 송파구에 위치해 전매제한 3년, 거주의무기간 2년이 적용된다. 또한 당첨자는 10년간 다른 투기과열지구·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에 재당첨될 수 없다. 무주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부정 청약 사실이 적발될 경우 당첨이 취소되고, 일정 기간 청약 자격 제한을 받는다.
일부 세대에는 현재 임차인이 거주 중이다. 이 경우 당첨자는 계약금만 납부하고, 잔금은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대체할 수 있다. 다만 실입주는 임대차 기간 종료 이후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 성격이 강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재공급이 실수요자보다는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본다. 주택정책의 취지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 확대라는 점에서 제도 취지에 맞는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불법 청약 취소분의 재공급 과정에서 예비입주자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논란도 불거질 수 있어, 당국의 관리·감독 강화가 요구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힐스테이트 문정은 이미 입지가 검증된 송파권역 신축 단지로, 실거주·투자 수요가 모두 몰릴 수밖에 없다”며 “무순위 청약 특성상 진입장벽이 낮아 청약 경쟁률은 매우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청약 당첨 시 각종 의무사항과 규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임차인 거주 세대는 입주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재공급은 불법 청약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이자 동시에 무주택자에게 주어지는 또 한 번의 기회다. 그러나 그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형평성과 공정성을 해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누구에게 기회가 돌아갈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