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두 친구 (39)
다정하게 길을 걷던 두 친구가
어느날 문득 의심을 품고 말했지!
“나는 더 이상 속지 않겠어”
자신을 미끼 삼아 자손을 낳으라는
유전자의 끝없는 명령을 거부한 친구는
자신의 삶은 자신의 의지에 있다고 믿고
생명의 강에서 벗어나 스스로 노를 저어
가고 싶은 곳으로 가 마음껏 살겠노라고 했지!
그러자 한 번도 의심이라는 걸 하지 않은
순하고 순한 얼굴의 다른 친구가 말했지
“난 우주의 질서에 순응할 거야”
자신은 여전히 씨앗을 품어 보고 싶다며
유전자의 끝없는 명령에 순응한 친구는
아이의 울음에서 날마다 새 아침을 열고
피와 살로 이어지는 생명의 줄기를 가꾸어
생명의 강에서 노 저어 가겠노라고 했지!
이때 두 친구의 발밑을 지나가던 개미가
허리를 잡고 껄껄껄 웃으며 말했지!
“바보들아! 문제는 지금 너희들이
내 발을 밟고 있다는 거야”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