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겨울의 신 ‘모로즈’
안녕하세요, 김미희입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위대한 신화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오늘은 러시아 시베리아, 지구에서 가장 추운 마을로 알려진 오이먀콘에서 전해 내려오는 신비한 겨울 전설을 준비했습니다. Let's go.
옛날 옛적, 끝없이 펼쳐진 얼음과 눈의 평원 위에는 영하 40도, 때로는 영하 70도까지 내려가는 극한의 겨울이 지속되었습니다. 그 땅을 지배하는 것은 바로 모로즈, 겨울의 신이었지요. 그는 차가운 숨결로 사람과 동물을 얼릴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얼어붙은 땅을 녹이고 새로운 생명을 피워내는 힘을 가진 존재였습니다.
오이먀콘 사람들은 모로즈를 두려워하면서도 경외했습니다. 왜냐하면 모로즈가 마음에 들면 겨울은 견딜 만한 추위로 지나가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끝없는 눈보라와 얼어붙은 대지가 찾아왔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매일 불을 피우고, 따뜻한 음식과 음료를 작은 제단 위에 올려 모로즈의 마음을 달래는 의식을 이어갔습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는, 어느 한 겨울, 어린 소년이 길을 잃고 눈보라 속에 갇혔습니다. 그 순간, 모로즈의 숨결이 소년을 감싸며 눈과 얼음을 뚫고 빛나는 길을 만들어주었다고 합니다. 소년은 무사히 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고, 그날 이후 마을 사람들은 추위 속에서도 서로를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마음에 새겼다고 해요.
오이먀콘 사람들은 지금도 겨울이 시작되면 불을 피우고, 작은 제단을 마련해 모로즈에게 인사를 올립니다. 그것은 신화가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도 살아 있는 약속임을 보여주는 작은 의식이지요. 눈보라가 몰아치는 시베리아의 밤, 혹시 모로즈의 숨결 속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걷는 소년의 발자국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이먀콘의 신화에는 작은 기적이 숨어있습니다. 눈보라가 가장 거세게 몰아칠 때, 사람들은 서로의 집을 찾아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고, 동물들을 함께 돌보며 극한의 추위를 견뎌냅니다. 바로 이 순간, 신화 속 모로즈가 인간과 손을 잡고 겨울을 함께 견디고 있다는 믿음은 겨울보다 더 강하게 빛난다는 사실을, 오이먀콘은 우리에게 조용히 속삭이고 있습니다.
오이먀콘 사람들은 말합니다. “겨울이 아무리 길고 차가워도, 신화 속 모로즈처럼 자연과 마음을 나누는 법을 잊지 않으면 살아남는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마을 골목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순록의 숨결이 섞여 얼음 위에 희미한 길을 남기고, 그 길 위로 인간과 신화가 조용히 함께 걷는 것이지요. 오늘도 차가운 바람 속에서, 모로즈와 사람들의 약속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김미희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