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가 건축 현장에 등장하며 ‘건설 혁신’이 현실이 되고 있다. 자동화된 시공, 맞춤형 구조물 제작, 친환경 자재 활용까지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지만, 동시에 ‘이 기술은 어디까지 특허로 보호될 수 있는가’라는 지식재산권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본 기사는 3D 프린팅 건축의 주요 기술 영역별 특허 적용 가능성과 전략적 쟁점을 분석한다.

1. 프린팅 장비 및 하드웨어 기술 – ‘기계’는 특허의 기본 대상
3D 프린팅 건축의 핵심은 거대한 출력 장비다. 로봇팔 형태의 대형 프린터, 레일 기반 가니트리 시스템, 무인 이동형 프린터 등 다양한 구조가 존재하며, 구동 방식·헤드 이동·노즐 제어 등은 모두 기술적 구현을 포함하므로 특허 보호 대상이 된다.
예컨대 자동 수축 보정 기능을 갖춘 프린팅 노즐, 다중 재료를 실시간 혼합·분사하는 헤드 구조 등은 이미 국내외에서 활발히 출원 중이다. 이러한 기계적 구조 및 제어 기술은 명확한 기술적 효과를 가지므로 특허 요건 충족이 용이하다.
2. 건설 재료(콘크리트 등) 조성과 배합 기술 – 화학조성 특허의 주요 타깃
3D 프린팅용 콘크리트는 일반 콘크리트와 다르다. 빠른 경화, 적절한 점도, 우수한 층간 접착력이 필수 조건이다. 이를 충족하기 위한 특수 시멘트·지오폴리머·고내열 복합소재의 조성물, 혼합 비율, 첨가제 조합 등은 화학조성 특허의 주요 대상이다.
예를 들어, 미세 입자 분포를 조정해 분사성을 개선하거나, 섬유질 첨가로 강도를 높인 조성물은 기술적 차별성이 뚜렷해 특허 출원 가능성이 높다. 국내 건설연구기관과 주요 시멘트 기업들도 이 영역에서 연구개발과 특허 확보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3. 프린팅 공정 및 시공 자동화 시스템 – 공정 특허의 복잡한 영역
3D 프린팅 건축은 ‘장비’뿐 아니라 ‘공정’ 자체의 혁신이 동반된다. 이는 물리적 단계를 포함한 공정 특허(process patent) 영역이다.
대표적으로 지지대 없이 곡면을 형성하는 적층 공법, 층간 건조 시간 자동 제어 기술, 센서 기반 실시간 품질 모니터링 및 보정 방법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각 층의 경화 상태를 감지해 프린팅 속도나 재료 배합을 자동 조정하는 기술은 제어 로직 + 물리적 행위를 포함해 특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공정 단계가 추상적이거나 단순한 ‘지시’ 수준에 머무르면 특허 인정이 어려울 수 있다.
4. 설계 및 데이터 파일 – 저작권과 특허의 경계선
BIM·CAD 등 설계 데이터는 건축 3D 프린팅의 핵심이다. 그러나 단순한 형상·디자인 자체는 저작권의 영역이며,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적 방법(알고리즘)만이 특허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BIM 데이터로부터 프린터의 최적 이동 경로(toolpath)를 산출하는 방법, AI 기반 실시간 품질 제어 로직, 지지대 없는 곡면 구현을 위한 파라메트릭 설계 알고리즘 등은 기술적 과제 해결이 명확해 특허 인정 가능성이 있다.
즉, 단순 ‘도면’이 아닌 데이터 처리 구조·프로그램 로직이 포함돼야 특허로 보호된다.
5.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특허 전략 – 표준특허(SEP) 경쟁의 서막
미국의 ICON, 중국의 WinSun, 네덜란드의 CyBe Construction 등은 장비·재료·공정 전 영역에 걸쳐 글로벌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대우건설, GS건설 등이 연구개발과 특허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향후 3D 프린팅 건축이 표준화(standardization) 단계로 진입할 경우, 특정 기술이 표준필수특허(SEP)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통신업계에서처럼 로열티 중심의 산업 질서를 형성할 수 있으며, 기업 간 특허 협상력의 핵심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단순 방어용 출원에 머물지 않고, 핵심 기술 선점형·봉쇄형(picket-fencing) 특허 전략으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6. 향후 전망 및 시사점
3D 프린팅 건축은 여전히 기술과 시장이 함께 성장 중인 신흥 분야다. 초기 기술을 확보한 기업에게는 특허를 통한 진입장벽 구축과 라이선스 수익 창출의 기회가 존재한다. 반면, 특허 전략 없이 기술개발에만 집중할 경우 침해 분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결국, 설계·재료·공정·장비 전 단계에 걸친 통합 지식재산 전략(IP Strategy)이 3D 프린팅 건축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 칼럼니스트 특허법인 서한 변리사 김동운
- www.seohanip.com / blog.naver.com/seohanip2
- ipdwkim@gmail.com / 02-553-0246 / 010-9124-3731
- 학력
-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 경력
- 특허청 특허심판원 국선대리인
-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반
- 발명진흥회 특허기술평가 전문위원
- 발명진흥회 지식재산 가치평가 품질관리 외부전문가
- 중소기업중앙회 경영지원단
- (사)서울경제인협회 지식재산 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