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서울 서대문구 소재 한마음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최동표)이 지난 10월 31일(금)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일대에서 '너도나도 한마음 홍제천 건강 걷기'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행사는 한마음사회적협동조합 산하 정신재활시설 4개 기관(한마음자립생활주택, 행복한하루, 한마음의집, 샹가)과 사랑마을정신건강의학과의원이 연합하여 진행했으며, 정신장애인 회원과 실무자 등 90여명이 참여했다. 신한은행 홍제동지점의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총 4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많이 걸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요"
오전 10시 사랑마을정신건강의학과 인근에서 집결한 참가자들은 안전교육과 스트레칭을 마친 후, 홍제천 인공폭포까지 약 4km 구간을 그룹별로 나누어 걷기를 진행했다.
한마음자립생활주택 김모(42세) 회원은 "평소에는 혼자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오늘 다른 기관 친구들과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홍제천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도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이런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복한하루 이모(38세) 회원은 "처음에는 4km가 멀게 느껴졌는데, 실무자 선생님들과 안전요원들이 함께 걸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며 "오랜만에 이렇게 많이 걸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고, 앞으로도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마음의집 박모(45세) 회원은 "다른 기관 회원들과 함께하니 새로운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고, 나만 어려운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어 위로가 됐다"며 "점심으로 먹은 감자탕도 정말 맛있었고, 무엇보다 함께 걸으면서 '나도 할 수 있구나'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웃으며 전했다.
     
인식개선 부스로 지역사회와 소통… 지역 시민 참여
홍제천 카페폭포 광장에서 운영된 정신건강 인식개선 부스에는 산책을 나온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O/X 퀴즈'를 통해 정신건강 상식을 전달하고, 정신장애인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진행하며 일반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부스를 방문한 한 시민은 "정신장애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퀴즈를 풀면서 정확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며 "이런 행사를 통해 편견이 많이 해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지속적 지원 방안 모색하겠다"
이번 행사를 후원한 신한은행 홍제동지점 장일수 지점장은 행사장을 직접 방문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장 지점장은 "정신장애인분들의 밝은 모습과 열정적으로 참여하시는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며 "단순한 일회성 후원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런 의미 있는 행사를 더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모색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사회 금융기관으로서 정신건강 증진과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 방안을 한마음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실무자 네트워크 강화… "지속가능한 후원 체계 구축 필요"
행사 후 진행된 실무자 네트워크 간담회에서는 이번 행사의 성과와 향후 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한마음자립생활주택 송유미 정신건강간호사는 "5개 기관이 연합하여 진행한 첫 대규모 행사였는데, 회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고 기관 간 협력 체계도 더욱 공고해졌다"며 "특히 정신건강 간호사를 포함한 안전요원 배치로 안전사고 없이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행복한하루 최기복 원장은 "30년간 축적된 정신재활 노하우를 바탕으로 회원들의 건강과 사회적응력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며 "사전·사후 설문조사 분석 결과, 참가자들의 심리적 안정감과 사회적 관계 만족도가 평균 30%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실무자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의 지속성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샹가 이세나 사회복지사는 "이번 행사는 신한은행의 후원과 기관 자체 예산으로 진행할 수 있었지만, 매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업 후원금이 필요하다"며 "특히 소규모 정신재활시설은 재정적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기업의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마음의집 최병배 사회복지사도 "정신장애인을 위한 문화여가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연 1~2회 정도만 진행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하여 안정적인 후원 체계를 구축한다면, 더 많은 회원들에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대문구 보건소 차원의 정신건강사업 지원 체계 마련 시급"
최동표 이사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정신장애인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당사자 주의를 높이고, 사회적 관계 증진을 통해 정서적 고립감을 해소하는 데 큰 성과가 있었다"며 "회원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실무자들의 열정을 보며, 이러한 연합 프로그램을 연 2회 정기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 이사장은 "민간 기업의 후원도 중요하지만, 정신건강 증진은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공공의 과제"라며 "서대문구 보건소 차원에서도 정신건강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신재활시설들이 매년 안정적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서대문구 보건소 예산에 정신건강 문화여가 프로그램 지원 항목을 신설하거나, 정기적인 예산 확보 방안을 마련해 주신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역사회의 정신건강 증진과 정신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위해 서대문구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고 싶다"고 당부했다.
한마음사회적협동조합은 이번 행사의 성과를 바탕으로 11월 중 결과보고서를 작성하고, 서대문구 보건소 및 관련 기관에 정신건강사업 지원 확대를 건의할 예정이다. 또한 2026년 상반기 내 제5회 연합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신한은행을 비롯한 지역 기업 및 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