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점원
내 소망은 헌책방 점원
늙은 책장을 넘기며
옛날 책을 읽었던 그 사람과
말없이 마주 앉는 일
서울에 청계천 근처 중고서점거리가 있다면, 부산 보수동에는 헌책방골목이 있다. 40여 개가 넘는 서점들로 이루어진 제법 규모가 있는 곳이다. 예전에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 대부분의 책들은 직접 서점을 찾아야만 살 수가 있었다. 그 시절에는 교과서와 참고서도 남이 쓰던 것들을 조금 더 싼값으로 사기 위해 발품을 팔기도 했다.
책을 읽으시다가 잠시 잠드신 건지 책들만이 가게를 지키고 있는 중이다. 요즘은 전자책(e-book)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읽을 수 있지만, 종이책에서만 맡을 수 있는 향기를 전해주지는 못한다. 종이는 나무가 원료이기에 사람에게 더 정감을 주는 건지도 모른다. 책의 역사만큼이나 중고서점이 주는 향수도 사람들에겐 친화적이다. 시인의 말처럼 책은 저자와 함께 그 책을 먼저 읽었던 사람과 마주 앉는다는 말이 참으로 듣기 좋다.
- 임창연 (시인, 문학평론가)
■ 디카시는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서 문자와 함께 표현하는 방법이다. 이미지+문자(5행 이내)가 결합되어 한 편의 디카시가 완성되는 것이다. 디카시는 중·고등 국어 교과서 수록까지 이어져, 시의 한 장르로 충분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 창연출판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