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권의 경제이야기] 자산 대 이동의 시대, 저금리 발 증시 랠리, 투자 패러다임을 바꾸다.

예금 이탈 가속화와 주식시장 쏠림 현장...소외감을 넘어선 자본의 대 이동

개인 증권 투자 급증

퇴직 연금 시장의 변화와 증권사 강세... 고수익 추구의 시대: 포트폴리오의 재편

예금 이탈 가속화와 주식 시장 쏠림 현상… '소외감'을 넘어선 자본의 대 이동

현재 금융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주식 시장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국내외 주요 주가지수가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소위 '소외 공포감(FOMO, Fear Of Missing Out)'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기존 여유 자금을 적극적으로 증권 시장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죠.

 

금융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12일 기준으로 국내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의 요구불예금 총잔액은 약 646조 5254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작년 말(약 674조 84억 원) 대비 약 27조 4830억 원이 급감한 수치입니다. 

 

새해 첫 7영업일 만에 약 30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은행권에서 빠져나간 셈입니다. 더불어 정기예금 잔액 또한 같은 기간 약 7462억 원 감소하여, 예금 상품으로부터의 자금 이탈이 전반적으로 감지되고 있습니다.

 

[사진: 돈 이미지, 뤼튼]

개인 증권 투자자 급증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예금에서 자금을 인출하여 증권 시장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의 급증이 꼽힙니다. 주식 매수를 위해 대기 중인 자금으로 볼 수 있는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월 9일 기준으로 약 88조 872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전날에는 사상 최초로 90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한 달 전인 작년 12월 9일(약 80조 5754억 원)과 비교하면 약 8조 원 이상 증가한 규모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75.6%나 급등했던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서도 10.87% 상승하는 등, 시장의 활황이 자금 이동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투자자 예탁금은 조만간 1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자산운용사 진의 정진영 대표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빠른 증시 상승세는 투자자들의 '소외 공포'를 자극하는 핵심 요인입니다. JP모간, 맥쿼리 등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코스피 지수가 6000포인트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의 한 전문가는 지난해 10월의 상승 속도를 감안하면 이달 중 5000포인트 달성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분석했으며, 또 다른 전문가는 5000포인트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 예탁금이 곧 1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한편,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신용거래융자 잔액 또한 지난 1월 12일 기준 약 28조 5224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도 마찬가지로 증가하여, 현재 약 9882만 개에 달하며 작년 초 대비 1207만 개 이상 늘었습니다. 이는 매일 평균 3만 3천 개 이상의 새로운 계좌가 개설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진: 증권시장 이미지, 뤼툰]

올해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의 변화가 시행되면서 더 많은 여유 자금이 증권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연간 2천만 원 이상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종합소득세율이 적용되지만, 주식 등 배당소득은 올해부터 특정 구간에 한해 세율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작년 2천만 원 이상의 이자소득을 신고한 납세자는 약 33만 명, 그 금액은 10조 7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한 연구원은 연평균 예금 이자율을 2.5%로 가정했을 때, 총 428조 원에 달하는 예금 중 상당 부분이 배당소득을 목표로 증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퇴직연금 시장의 변화와 증권사 강세…고수익 추구의 시대, 포트폴리오의 재편

개인 투자 자금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저금리 예금(연 2~3%대)에 자금을 묶어두기보다는, 활황을 이어가는 주식 시장에서 더 높은 '알파 수익'을 추구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내외 증시의 상승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이러한 '머니 무브'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시행된 2024년 10월 31일 이후 11개월 동안, 은행과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이동한 연금 자금은 총 1조 4779억 원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은행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1조 5115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자본 시장 활성화 정책, 국내외 유동성 확대, 종합투자계좌(IMA) 출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증권사로의 자금 흐름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퇴직연금 순유입 규모를 보면 증권사의 강세가 두드러집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11개월간 퇴직연금 순유입 상위 5개 금융회사 중 4곳이 증권사였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약 6717억 원으로 가장 많은 순유입을 기록했으며, 미래에셋증권(4458억 원), 삼성증권(2380억 원), NH투자증권(835억 원)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퇴직연금 계좌에서 순유출이 많았던 금융회사는 모두 은행과 보험사였습니다. 신한은행에서 약 4571억 원이 빠져나가 가장 많은 유출액을 보였고, 우리은행(3275억 원), 국민은행(2630억 원), 농협은행(1501억 원), 미래에셋생명보험(1299억 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증시 활황으로 인한 증권업계 퇴직연금 수익률 상승이 주된 배경으로 분석됩니다. 2024년 9월부터 지난 9월까지 증권업계 확정기여(DC)형 및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수익률은 각각 12.11%, 10.95%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비해 은행의 DC형 및 IRP 수익률은 각각 5.51%, 6.54%에 그쳐, 수익률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졌습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의 기간으로 확대하여 보더라도, 은행(DC형 기준 5.14%)과 증권사(9.26%) 간의 수익률 차이는 여전히 크게 나타났습니다. 작년 3분기 기준 디폴트옵션 상품 중 최고 수익률은 한국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 적극투자형 BF1'으로, 1년 수익률 32.83%를 기록하며 높은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머니 무브 현상 가속화는 은행권에 상당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은행은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연 4% 이상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종합투자계좌(IMA)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작성 2026.01.15 07:32 수정 2026.01.1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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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