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권리는 누가 써주는가
— 입법 현장의 숨은 기록 『법 짓는 마음』
『법 짓는 마음』은 국회를 권력의 무대가 아닌, 권리를 짓는 현장으로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저자 이보라는 10년 넘게 국회에서 보좌관으로 일하며,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보호법, 스토킹처벌법, 청년기본법, 동물원법 등 수많은 법안의 초안을 다듬었다.
그녀는 말한다.
“법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억울한 사람의 사연에서 시작된다.”
국민이 청원 게시판에 남긴 한 문장, 거리의 피켓 하나가 입법의 씨앗이 된다.
이 책은 그 ‘씨앗’이 어떻게 규정과 조항이 되어 사람을 지키는 울타리로 자라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입법의 기록이다.
저자는 법을 만드는 일을 “한 땀 한 땀의 노동”이라 말한다.
『법 짓는 마음』 속 이야기는 그 말의 의미를 증명한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기 위해, 20년간의 경찰 신고 내역을 직접 분석하고, 유족과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디지털 성폭력 방지법의 경우, 기술적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변호사, 사이버수사대, 피해자 단체가 한 자리에 모였다.
이보라는 말한다.
“제대로 된 법일수록 디테일이 중요하다. 사람의 삶이 법의 문장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책은 그렇게 법의 언어가 ‘현장의 언어’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법 짓는 마음』은 인간의 법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저자는 ‘동물원법’과 ‘야생생물보호법’을 통해 동물의 감정과 고통이 법의 언어로 기록되는 순간을 전한다.
10년 가까운 입법 과정에서 “동물에게도 정신적 고통이 있다”는 문장이 처음으로 법에 포함된 것이다.
그 변화의 배경에는, 사회의 인식보다 먼저 나아가려 했던 몇몇 입법자들의 끈질긴 고민이 있었다.
책은 그 과정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느린 혁명”으로 표현한다.
법은 단지 사람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목소리를 돌려주는 행위임을 증명한다.
매년 국민 신뢰도 조사에서 국회는 늘 최하위를 기록한다.
하지만 『법 짓는 마음』은 그 속에서도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보여준다.
정쟁과 소음의 뒤편, “법의 조문을 한 줄 더 정직하게 쓰기 위해 밤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법의 완성은 거대 정치가 아니라 성실한 실무자의 손끝에서 비롯된다.
이보라는 자신과 같은 입법 보좌관, 조사관, 전문위원들을 “법을 짓는 노동자들”이라 부른다.
국회를 다시 ‘믿을 만한 곳’으로 만드는 힘은 바로 이들의 치열한 현장성에 있다.
이 책은 단지 입법의 기술서가 아니다.
『법 짓는 마음』은 “법을 짓는다는 건 결국 사람을 짓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억울한 사람, 차별받은 사람, 존재를 증명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법이 될 때, 국회는 비로소 국민의 언어를 말한다.
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말로, 우리의 경험으로 다시 써야 할 언어다.
이보라는 말한다.
“당신의 권리를 대신 써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건 우리 모두의 법이어야 한다.”
『법 짓는 마음』은 법을 사랑하는 책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법의 기록이다.
그리고 그 마음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다시 국회를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