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군사 권한에 제동을 걸지 못하다

전쟁권한 결의안 부결… ‘누가 전쟁을 결정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다시 떠오르다

[글로벌다이렉트뉴스=편집부] 미국 상원은 화요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군사 행동을 의회의 승인 없이 제한하려던 시도를 가까스로 막아냈다. 표결 결과는 51대 50.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려던 결의안은 부결됐고, 백악관은 다시 한 번 외교·군사 정책의 주도권을 손에 쥐게 됐다.

이번 표결은 단순한 절차적 패배가 아니었다. 그것은 미국 헌정 질서에서 반복돼 온 질문—전쟁을 결정하는 권한은 어디에 있는가—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건이었다.

체포 작전 이후 불거진 의회의 반발

논쟁의 출발점은 이달 초 미군이 베네수엘라에서 전격적인 군사 작전을 수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사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작전을 “미국의 안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의회 일각에서는 의회의 승인 없이 주권 국가에 군사력을 사용한 전례라는 점에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1973년 전쟁권한법(War Powers Resolution)에 근거해,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서 추가 군사 행동을 취할 경우 의회의 명시적 승인 없이는 이를 금지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박빙의 표결, 그리고 갈라진 상원

상원은 지난주 이 결의안을 절차적으로 전진시키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최종 표결에서는 공화당 내 이탈표가 발생했다. 결과는 50대 50 동률. 상원의장을 겸하는 부통령 J.D. Vance가 반대표를 던지며 결의안은 부결됐다.

공화당 지도부는 “미국은 현재 베네수엘라와 전쟁 상태에 있지 않으며, 미군의 지속적인 지상 배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이번 결의안이 대통령의 신속한 외교·안보 대응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결의안 지지자들은 체포 작전 자체가 이미 군사 행동의 문턱을 넘었다고 반박했다. 한 민주당 상원의원은 “의회가 침묵하는 순간, 전쟁 권한은 관행적으로 백악관에 넘어간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압박과 정치적 계산

표결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결의안에 찬성하려는 공화당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강한 압박을 가했다. 백악관은 비공식적으로도 이번 표결을 대통령 리더십에 대한 충성 테스트로 인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행정부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표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결의안 부결을 “상식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반복되는 헌법적 긴장

이번 표결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베트남전 이후 제정된 전쟁권한법은 대통령의 군사 행동을 의회가 통제하기 위한 장치였지만, 역대 행정부는 이를 형식적 제약으로 취급해 왔다. 제한적 공습, 특수 작전, 체포 작전 등은 종종 “전쟁이 아니다”라는 논리 아래 의회 승인 없이 수행됐다.

베네수엘라 사안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일회성 작전”으로 규정했지만, 의회 내 비판자들은 전례가 남는 순간 그 경계는 빠르게 무너진다고 경고한다.


GDN VIEWPOINT

이번 상원 표결은 베네수엘라 문제가 아니라 미국 권력 구조 자체에 대한 시험대였다. 대통령은 군사 행동을 ‘작전’으로 명명함으로써 전쟁권한 논쟁을 피해 갔고, 의회는 이를 저지할 수 있을 만큼 결집하지 못했다.

문제는 결과보다 선례다. 체포 작전이 의회 승인 없이 가능하다면, 그 다음은 무엇인가. 의회가 제동을 걸지 못한 순간, 전쟁권한법은 다시 한 번 상징적 문서로 남게 된다.

작성 2026.01.15 19:12 수정 2026.01.1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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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