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눌러붙은 추억 의 구멍가계

세월의 흔적을 비켜가지 않은 도심의 구멍가게 2021년 8월

 

 

세월의 흔적을 닦아지지도 비켜가지도 않은 도심의 구멍가게  2021. 8. 9

 

86년 아시안 게임이 끝난 1987년 해에 그 당시로서는 꽤 괞찮은 고급 아파트가 서울 강서구 화곡동 까치산 주변에 들어섰다.

 

공기가 청정하고 산수가 좋고 주거 환경이 마치 고급 콘도 모양새를 갖춘 이곳에 약 200여 세대 주민들이 입주하여 살었다마이 카 붐은 88올림픽을 저점으로 눈덩이 처럼 자가용이 늘어났다그러나 주차 전쟁은 없었다

오늘날 같이 주차로 인한 미움완력이나 갈등은 없었던 때며 주차 경쟁이나 전쟁은 더더욱 없었고 소득수준이 늘어나며 경제가 급 상승하면서 부터 고정 월급을 받는 부류를 대상으로 할부 제도를 적용 텔레비전냉장고를 필수로 여겨 할부 구입의 물꼬를 열면서 부터 생활이 윤택하여지기 시작하였다.

 

자동차 회사에서 할 부제를 도입하여 보급을 시켰던 때라 자가용 차 구입은 선망의 대상이자 로망이었던 때였다.

 

200세대가 사는 아파트 통틀어 20여 대의 차량만이 있었고 드넓은 단지 공터에 인근 주택에 살고 있는 차량 소유자가 평화로운 주차를 했던 때가 지금으로 부터 40여년전 일이라고했다.

 

개인 용무로 이곳 아파트를 찾게 되었을 2021년 86일 5시경 한낮의 열기가 채 가시지않을 더위가 조금씩 식어가는 시각이었다가쁜 언덕을 오르며 도착한 아파트 입구에 세월의 흔적을 비켜가지 않은 구멍 가계가 눈에 들어왔다.

 

삼복 더위의 따가운 햇볕도 맞을 만큼 맞았고 땀도 흘릴 만큼 흘렸던 터라 갈증을 식히기 위해 가계 문을 열고 들어가 마실 것을 찾고 있었는데 TV 소리가 들려 소리나는 쪽으로 딸려 들어가 보니 16인치 분홍색 금성사 브라운관 TV에서 영상을 보내고 있었다그때 필자의 몸이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의 세상으로 되돌아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치로 따지면 별것 아니지만 버리기엔 아까워 정이 듬뿍 묻어있는 물건들집집마다 한 두개 쯤 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어느 집이나 

집안 곳곳에는 시간이 눌러 붙은 추억의 물건들이 있다.

 

장난감도 그중 하나딸아이에겐 종이 인형바비인형레고와 색연필소꿉놀이 장난감이 있었고 아들놈에겐 깡통 속에 숨겨 두었던 알록달록한 구슬접은 종이딱지와 팽이가 있었다집안 곳곳에 추억이 묻어있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먼지가 켜켜이 쌓이도록 간직하고 있는 고물 TV이지만 생명은 살아있어 버리지 않고 변함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하는 할아버지우리 아버지어머니거나 세월만큼 켜켜이 먼지가 쌓인 사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아름다운 기억을 위해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애잔하고 애틋한 커피 내음 같은 추억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창고나 다락방에 버리지 않고 먼지가 소복히 쌓여진 소중한 보물 상자 같이 버림을 받지않은 추억 상자 막상 열어보면 볼품없는 것이지만 주인에겐 하나같이 소중하고 애틋한 세월의 흔적들이다

 

이 세상에서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 사람의 먼지 낀 시간의 흔적들과 꿈사랑추억의 잡동사니들 까지를 함께 소중해 하고 또 이해해 주는 일이 아닐까추억이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고 그러므로 그걸 지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모든 인간은 살아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행복해하는 것이다

 

음료수 한 병을 마시면서 주변을 천천히 둘러봤다.

진열대 상품들은 듬성 듬성 비어있어 바겐 세일 떨이 매장 같은 인상을 주었고

진열대가 휑하여 손님이 들어와도 고를것이 없어 도로 나갈것같은 가계안을 

주인이 지키고 있다아마도 가계 주인은 심심해서 시간을 소일하기 위해서 나온 것 같은 생각이들었다

 

나는 간단히 내 소개를 하고 지나가는 말투로 텔레비젼을 구입한 시기사용한 시기구입 경로 등을 물어봤다.

 

70대 후반의 밝은 눈을 가진 노인은 한 눈에 봐도 중후하여 멋스러운 분이었다구멍가계 아저씨는 대화중에 묻지않아도말하지 않아도 되는 과거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기 시작했다

 

이력은 브리테니까 출판사에서 정년을 맞이 퇴직금으로 이 가계를 구입 장사를 시작했고 현재까지 40여년 간 200여 세대의 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장사는 늘 잘 되어서 물 한 모금조차 마실 수 없을 정도로 복작거려 돈도 많이 벌었고 자식들한테 도움 안 받고 살고 있다고 하였다

 

3년 전에 허리 수술을 하고 부터는 지금은 집에서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기엔 무료하여 가계에 나온다고 한다서울 근교의 신 도시에 새집을 구입오고 가는 시간 때문에 가계 근처에 숙소를 정하고 가계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말씀을 해 주었다

 

가계는 개점 이후부터 내내 잘 되어 집에서 편히 노후를 즐길 수 있었지만 이 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다단지 소비 생활 패턴이 코로나 창궐 이후

담배 한 값을 사더라도 배달을 요구하기 때문에 아파트 입주자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어서 힘들다고 하였다.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손님의 숫자가 불지 않아 지금은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가계를 정리할 때 까지 임시로 얻어 놓은 숙소에서 소일 거리로 삼고 살고 있다고 하였다.

 

유일한 낙은 오랫동안 터를 잡고 있다 보니 친하게 지내는 입 주민들이 찾아와 소담 스런 대화를 나누며 소주 한 두병을 마셔 흥을 돋궈 생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고 하였다

 

장사는 마음속으로 이미 접었지만 이곳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그는 코로나로 담배 한 값조차도음료수 한 병도 배달을 원해서 단골 고객의 변질된 정신문명 소 상공인의 입장으로 한계의 벽을 넘지 못하겠다고 하시며 디지털 문화에 5G문화에 노인들이 현대에 맞추어 살기가 벅차다고 하셨다.

 

혈기 왕성하고 열정으로 가득 넘쳤던 젊은 날 조국의 발전에 기여한 근대화와 잘 살기 위해서자식들을 위해서 몸이 부서져라 일했지만 돌아오는 보답은 단절과 분류 차별 대우뿐이라는 것이다잘 살기 위해서 일 밖에 모르고 살았던 한 세대와 다른 디지털 시대 스마트폰 ,인터넷정보화전산화구조적인 변화는 고립과 소통부재를 야기시켰고 물질문명에 따른 고독과 일탈 설자리를 서서히 잃게 만들어 노인의 설자리를 뺏겨 회의감과 자괘감이 든다고 하였다.

 

기자가 거의 한 시간을 머물면서 인터뷰를 나누었지만 가계문을 들어서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디지털시대가 되면서 꼰대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피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젊은 세대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없이 웃어른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다 보니 뒷방 늙은이로 산 송장 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기울어가는 심정은 석양의 노을 빛 같아 필자의 마음도 씁쓸하여  숲속 길가에 버려진 빈 깡통을  후ㅡ련하게  멀리 차버렸다. 

 

작성 2026.01.16 11:23 수정 2026.01.1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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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