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 팩트체크] “계엄은 사법심사 성역인가?”… 법률가들이 말하는 ‘통치행위’의 한계
일부 정치권 “대통령 고유 권한인 계엄은 법원 판단 대상 아냐” 주장
전직 판사 및 헌법학자 일침 “내란·반란 목적의 계엄은 당연한 사법심사 대상… 헌재 판례가 증거”
국가 비상사태 시 대통령이 선포하는 ‘계엄’을 두고 법적 논쟁이 뜨겁다. 특히 "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결단인 ‘통치행위’에 해당하므로 사법부가 그 당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민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과연 계엄은 사법부의 감시가 닿지 않는 무풍지대인가? 본지는 전직 판사, 헌법학자 등 법률 전문가들의 심층 분석을 통해 해당 주장의 팩트를 체크하고,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계엄이 지니는 법적 한계를 짚어보았다.
■ 주장 1: “계엄은 통치행위이므로 사법심사가 불가능하다?” (절반의 사실)
법학에서 '통치행위'란 고도의 정치성을 띠는 국가 기관의 행위로서 사법적 심사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영역을 말한다. 과거 대법원은 계엄 선포 자체에 대해 사법심사를 자제해온 측면이 있다.
전직 판사 A씨의 분석: "과거 판례상 계엄 선포의 ‘당부(옳고 그름)’ 자체를 법원이 판단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국방상 필요에 의한 계엄일 때의 이야기다."
팩트체크: 통치행위라는 개념이 사법심사를 완전히 배제하는 무적의 방패는 아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통치행위라 할지라도 헌법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직결될 경우 사법부의 칼날을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 법률 전문가의 반격: “내란·반란 목적의 계엄은 범죄일 뿐”
법률 전문가들이 이번 사태에서 가장 경계하는 대목은 계엄이 ‘불법적 권력 찬탈’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다.
1. 대법원 및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판례 1997년 대법원은 12·12 및 5·18 사건 판결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당시 재판부는 "비상계엄의 선포가 고도의 정치적·군사적 성격을 지닌 통치행위라 할지라도, 그것이 내란이나 반란 등 범죄 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2. 헌법적 한계와 국민의 기본권 헌법학자들은 헌법 제77조가 규정한 계엄의 요건(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을 갖추지 못한 계엄은 그 자체로 위헌이라고 지적한다. 헌법학 교수 B씨는 "계엄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헌법 기관을 강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선포되었다면, 이는 통치행위가 아니라 ‘헌법 파괴 행위’이므로 당연히 사법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문가 분석: “사법심사 배제 주장은 독재의 논리”
전직 법관들과 변호사들은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지닌 위험성을 경고한다.
사법적 통제의 필요성: 만약 계엄이 사법심사의 성역이 된다면, 대통령은 언제든 '정치적 결단'이라는 명분으로 헌법을 무력화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권력 분립의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다.
■법치주의 위에 군림하는 권력은 없다
결론적으로 "계엄은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현대 헌법학의 관점에서 거짓에 가깝다.
대통령의 권한은 헌법과 법률 안에서만 존재하며, 그 범위를 벗어난 권력 행사는 반드시 사법부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사법부는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통치행위라는 미명 하에 헌법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방치한다면, 그것은 사법부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일이 될 것이다. 메디컬라이프는 권력이 법치를 흔드는 모든 시도를 끝까지 감시하고, 진실된 법률적 통찰을 보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