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등록됐으나 국내에는 등록되지 않은 특허를 국내 제조·영업 과정에서 사용한 경우, 해당 특허 사용료가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돼 왔다. 최근 대법원은 특허 등록 여부보다 실제 사용 장소를 기준으로 과세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며 관련 기준을 명확히 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법인 옵토도트가 삼성SDI와 체결한 특허 라이선스 계약에서 비롯됐다. 옵토도트는 삼성SDI에 총 20건의 특허에 대한 사용권을 부여했는데, 이 중 19건은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해외 등록 특허였다. 삼성SDI는 약 33억 원의 특허 사용료를 지급하면서 법인세를 원천징수했고, 옵토도트는 해당 사용료가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라며 환급을 청구했다.
1심과 2심은 모두 옵토도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급심은 특허 사용료의 국내원천성 판단은 특허가 등록된 국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보았다. 해외에만 등록된 특허는 국내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었다. 이 과정에서 실제 기술이 국내 제조·판매 공정에서 활용됐는지 여부에 대한 심리는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례를 근거로, 특허 사용료의 과세 여부는 특허의 등록지보다 실제 사용 장소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국내에서 제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술이 활용됐다면, 그 대가로 지급된 특허 사용료는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한미조세협약에 ‘사용’의 개념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이 경우 국내 법인세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법인세법은 무형자산 사용의 장소를 기준으로 국내원천소득 여부를 판단하고 있었으며, 이를 적용하면 국내 공정에서 기술이 사용된 이상 과세 대상이 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이번 판결은 해외 특허 라이선스 거래에 대한 세무 판단 기준을 실질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허가 국내에 등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던 관행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게 됐다. 특히 제조업·첨단기술 산업처럼 해외 특허를 기반으로 국내 생산이 이뤄지는 구조에서는 과세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라이선스 계약 체결 단계에서부터 사용 범위와 사용 장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기술이 적용되는 공정과 매출 발생 구조를 함께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원천징수 누락 시 추징세와 가산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특허 전략과 세무 전략을 동시에 고려한 계약 설계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 칼럼니스트 특허법인 서한 변리사 김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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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력
-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 경력
- 특허청 특허심판원 국선대리인
-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반
- 발명진흥회 특허기술평가 전문위원
- 발명진흥회 지식재산 가치평가 품질관리 외부전문가
- 중소기업중앙회 경영지원단
- (사)서울경제인협회 지식재산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