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상식여행] 이슬람 국가에서는 하루에 여러 번 몸을 씻는 사람을 호색한으로 여긴다?

이슬람 국가를 둘러싼 각종 문화 오해 중 하나로 “하루에 여러 번 몸을 씻으면 호색한으로 여긴다”는 이야기가 종종 회자된다. 여행자 커뮤니티나 온라인 게시판에서 사실처럼 퍼져 있지만, 이는 이슬람 문화와 종교적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대표적인 오해다.

 

이슬람 사회에서 ‘씻음’은 개인의 성향이나 욕망을 드러내는 행위가 아니라, 신앙과 직결된 기본적인 의무에 가깝다. 이슬람교도는 하루 다섯 번의 정해진 예배를 드리기 전 반드시 ‘우두(wudu)’라 불리는 세정 의식을 행한다. 손과 얼굴, 팔과 발 등을 물로 씻는 이 과정은 단순한 위생 관리가 아니라 신 앞에 서기 위한 정결의 준비다. 이 때문에 신실한 무슬림일수록 하루에도 여러 차례 물로 몸을 씻게 된다.

[사진: 이슬람 지역의 사람들 모습, 제미나이] 

전신을 씻는 목욕 역시 성적 의미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이슬람 율법에는 ‘구슬(ghusl)’이라 불리는 전신 세정 규정이 있는데, 이는 성관계 이후뿐 아니라 월경이 끝난 뒤, 출산 후, 장례를 앞둔 상황 등 다양한 종교적·의례적 사유에 따라 요구된다. 즉, 씻는 행위는 개인의 사생활이나 욕망과 연결되기보다 공동체의 규범과 신앙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절차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러한 오해가 퍼진 배경에는 문화적 단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일부 보수적인 지역에서 과도한 향수 사용이나 외모 치장을 경박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하는데, 이것이 ‘청결’이라는 개념과 혼동되며 왜곡된 해석으로 전해진 경우가 많다. 또한 성관계 이후 목욕이 필요하다는 종교 규정을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해 “자주 씻는 사람은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식의 비논리적 연결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슬람 전통에서 청결은 욕망의 표현이 아니라 절제와 경건의 상징이다. 이슬람 경전인 꾸란과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기록한 하디스에는 정결의 중요성이 반복해서 강조된다. “정결은 신앙의 일부”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깨끗함은 개인의 품위이자 공동체 질서를 지탱하는 핵심 가치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이슬람권에 대한 이해 부족이 이런 황당한 속설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한다. 20여 개가 넘는 이슬람 국가와 수많은 문화권을 하나의 기준으로 일반화하는 태도는 오해를 낳기 쉽다는 것이다. 여행과 교류가 늘어나는 시대일수록, 소문이나 편견보다 해당 문화가 중시하는 가치와 맥락을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슬람 국가에서는 자주 씻으면 호색한으로 여긴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자주 씻는 행위는 신앙심과 자기 관리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문화는 단편적인 정보가 아닌, 그 사회가 오랫동안 지켜온 가치 체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는 대목이다.

 

 

 

작성 2026.01.22 08:19 수정 2026.01.2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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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