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미용실·식당·병원 등 자영업 현장에서는 지인과 “반반 동업”을 시작하면서도 정작 동업계약서를 쓰지 않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초기에 투자금과 역할만 대략 합의해 두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시간이 지나 매출·비용·투자금 회수 문제에서 갈등이 커져 민사소송이나 형사 고소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법적으로 동업계약은 대부분 민법상 ‘조합계약’으로 본다. 조합계약은 2인 이상이 출자해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하는 관계로, 동업계약서에 별도 규정이 없으면 지분 비율에 따라 이익과 손실을 나누는 것이 원칙이다. 문제는 서면 계약이 없거나 조항이 모호한 경우, 각자 “처음 약속과 다르다”는 주장을 하게 되면서 투자금·지분·채무 부담 비율을 둘러싼 다툼이 불가피해진다는 점이다.
가장 빈번한 쟁점은 출자와 이익배분 구조다. 누가 얼마를 투자했고 지분을 얼마로 보기로 했는지, 급여와 배당을 어떻게 나누기로 했는지에 대한 합의가 계약서에 명확히 남아 있지 않으면, 한쪽은 “투자는 적었지만 내가 더 많이 일했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은 “돈을 더 냈으니 이익도 더 가져가야 한다”고 맞서는 양상이 반복된다. 특히 한 사람만이 매출 계좌·POS·현금 출납을 관리해 온 경우, 다른 동업자는 정산 근거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분쟁이 커지면 회계장부 열람, 회계감정, 증거보전 신청까지 동원되는 소송으로 비화하기 쉽다.
임대차보증금·권리금·비품 등 영업자산의 귀속과 정산도 핵심 쟁점이다. 자영업 동업에서는 상가 보증금과 권리금이 사실상 가장 큰 재산인 경우가 많은데, 임차인 명의를 누구로 할지, 계약 종료 시 보증금과 권리금을 어떤 비율로 나눌지, 시설·비품 매각 대금을 어떻게 정산할지에 대한 규정이 없으면 동업 종료 시 심각한 갈등이 발생한다. 실제로 식당·카페 동업에서 동업계약 해지 후 보증금과 정산금을 둘러싸고 소송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반대로 정산 약정 부존재를 주장해 청구를 막아낸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회계관리 조항의 부재 역시 분쟁의 씨앗이 된다. 매출 입금 계좌, 비용 지출 기준, 이익배당 시기와 방식, 회계자료 보고 의무 등을 정해 두지 않으면, 한 동업자가 운영·회계를 독점하는 구조에서 매출 축소·비용 부풀리기·사적 사용 의혹이 쉽게 제기된다. 민법상 조합재산은 조합원의 합유에 속하므로, 매출금이나 공용 계좌 자금을 정당한 합의 없이 임의로 소비한 경우에는 민사상 정산 문제를 넘어 형사상 횡령 책임까지 문제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동업을 정리하는 단계에서는 해지·탈퇴 사유와 정산 절차가 핵심이다. 동업계약서에 계약 기간, 해지·제명 사유, 해산 시 자산 처분·채무 변제 순서, 정산 기준일과 방법 등이 정리돼 있지 않으면, “언제부턴 동업이 끝난 것으로 볼 것인지”, “그 시점 기준 자산·부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두고 또 다른 분쟁이 발생한다. 결국 동업계약서가 없거나 내용이 부실하면, 마지막에는 민법상 조합 규정과 판례에 기댄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시간·비용·관계 손상이 모두 커지게 된다.
자영업 동업을 고려한다면, “친한 사이니까”라는 이유로 동업계약서를 생략하기보다는 초기 단계에서 각자의 역할, 출자·지분 구조, 회계관리, 해지·정산 절차까지 구체적으로 문서화하고, 필요시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향후 분쟁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아무리 인간관계가 돈독하더라도, 사업에서는 권리·의무와 숫자를 명확히 해 두는 것이 동업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청안 법률사무소 김정현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