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개인의 선택은 더 신중해진다. 최근 몇 년간 주택 가격 급등과 규제 강화, 전세 불안까지 겹치며 청약은 ‘마지막 기회’이자 동시에 ‘가장 어려운 제도’로 인식돼 왔다. 그 결과 많은 실수요자, 특히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는 청약을 관심 목록에 올려두고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문제는 의지나 정보의 부족이 아니다. 내 조건에서 무엇이 가능한지 판단할 기준의 부재다.
이 지점에서 땅땅부장의 신간 『청약으로 인생이 바뀐다』는 분명한 문제의식을 던진다. 청약을 운이나 대기 게임으로 소비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숫자와 제도, 현장 데이터를 통해 ‘관리 가능한 선택’으로 재정의하자는 것이다.
이 책의 강점은 방향 설정에 있다. 제도 나열이나 성공담 대신, “지금 내 가점으로 어디까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가점 계산의 정확한 방법, 지역·유형별 커트라인 해석, 특별공급의 실질적 활용, 입주자 모집공고에서 놓치기 쉬운 핵심 체크 포인트를 실행 순서대로 정리한다. 특히 가점이 낮은 실수요자에게 ‘기다림’이 아닌 ‘선별’과 ‘타이밍’의 개념을 제시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저자의 이력 또한 설득력을 더한다. 현업 공인중개사로서 서울·수도권 청약 경쟁률과 커트라인을 장기간 분석해 왔고, 수천 건의 상담을 통해 개인의 조건을 제도에 대입하는 방법을 다듬어 왔다. 그래서 책 전반의 어조는 “될 수 있다”가 아니라 “여기까지는 가능하고, 여기서는 조심해야 한다”에 가깝다. 이는 과도한 기대를 낮추는 동시에, 판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접근이다.
요즘의 청약 환경은 빠른 정보 소비보다 정확한 해석을 요구한다. 규칙은 공개돼 있지만, 결과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 책은 청약을 단기 이벤트가 아닌 장기 자산 전략의 일부로 위치시킨다. 당첨 이후의 자금 흐름, 실거주 의무와 전매 제한, 대출과 세금까지 이어지는 설계를 함께 다루는 이유다. ‘당첨’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관점은, 최근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청약으로 인생이 바뀐다』는 모든 투자자를 위한 책은 아니다. 그러나 청약을 포기해온 이유가 ‘불확실성’이었다면, 이 책은 충분한 참고서가 된다. 시장을 예측하려 들기보다, 제도를 이해하고 내 조건에 맞는 선택지를 좁혀가는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청약을 운의 영역에서 판단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시도, 그 자체로 이 책의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