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학원에는 이야기가 있는가?

 

당신 학원에는 이야기가 있는가?

 

김선용(피아니스트, 클래식신문 대표)

 

인류는 오랜 세월, ‘이야기라는 도구를 통해 공동체의 정체성을 만들어 왔다. 전통은 우연히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역사성에서 비롯되며, 그 역사성은 결국 이야기를 통해 축적된다. 따라서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은 공동체일수록 그 정체성은 더 단단하고 빛난다. 그 속에서 구성원들은 자부심을 느끼고, 더 깊은 결속과 소속감을 형성한다. 이러한 이야기의 힘은 단순한 만족감을 넘어서, 공동체의 철학과 가치를 함께 공유하며 성장하게 만드는 근간이 된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스타벅스다. 오늘날 한국에서 스타벅스 텀블러 하나 없는 가정을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스타벅스는 우리의 일상 속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사람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 스타벅스를 찾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굳이 스타벅스를 선택하려 한다.

왜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브랜드가 아니라,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철학과 이야기를 커피 한 잔에 담아 고객에게 전달한다.

 

실제로 스타벅스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다.

 

인간의 정신에 영감을 불어넣고 더욱 풍요롭게 한다.

이를 위해 한 분의 고객, 한 잔의 음료, 우리의 이웃에 정성을 다한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단순한 소비의 행위가 아니라, 스타벅스가 지닌 이야기와 철학을 함께 경험하는 일이다.

 

고객은 그 순간, 단순한 손님이 아니라 그 브랜드의 스토리에 동참하는 사람이 된다. 그러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텀블러를 구입하게 만들고, 스타벅스 매장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자부심과 편안함을 느끼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의 힘, 그리고 이야기의 힘이다.

 

음악학원에도 이야기가 필요하다. 나는 음악학원을 운영하며 수 많은 원장님들을 만나왔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 공통적인 안타까움을 느꼈다. 바로, 음악 교육에 대한 철학의 부재였다.

 

철학이 없는 학원은 방향이 없다.
, 음악학원을 운영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목적이 흐려지고,
그 목적이 흐려지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사라진다. 이야기가 없는 학원은 운영의 방향성도 잃게 되고, 결국, 원칙 없는 선택과 판단으로 흔들리는 운영에 이르게 된다.

 

음악을 가르쳐야 하는가?
이 아이들이 우리 학원에서 배워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그 학원의 운영은 표면적 수준을 넘어서기 어렵다. 학생 수를 채우는 데 급급하고, 프로그램은 기계적이며, 운영자 스스로도 점차 의미를 잃고 지쳐가게 된다.

 

물론, 학원을 운영하는 이유가 생계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철학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생계를 위해 운영한다면 더더욱 철학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철학은 어려움 속에서 방향을 지켜주는 등불이기 때문이다. 운영이 힘들어질 때, 예상치 못한 일이 닥칠 때, 철학이 있는 사람은 흔들려도 다시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러나 철학이 없는 운영자는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조차 잊고, 점점 운영 그 자체에 매몰되어자신을 잃어버리기 쉽다. 음악학원에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철학에서 시작된다. 이야기가 있는 학원은 학부모에게 신뢰를 주고, 아이들에게는 소속감을 주며, 운영자에게는 지속할 수 있는 내적 동기를 제공한다. 결국, 이야기가 있는 학원만이 오래간다.

 

우리는 단지 오늘 하루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음악학원 운영 또한 마찬가지다. 학원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는 데는 꾸준한 에너지와 흔들림 없는 방향성이 필요하고, 그 원동력은 바로 철학에서 나온다. 철학이 없는 학원은 외형은 유지될 수 있어도, 아이들을 가르칠 때 근본적인 힘이 나오지 않는다. 운영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를 만났을 때, 철학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철학이 있는 사람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지만, 철학이 없는 사람은 학원을 단지 유지하거나, 심지어는 수익을 위해 넘기는 결정을 쉽게 하기도 한다. 결국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뿌리가 없다면, 그 학원은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음악학원을 준비하는 분들께 꼭 한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다.


나는 왜 음악학원을 운영하려 하는가?”

이 궁극적인 질문을 반드시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이미 학원을 운영 중인 분들이라도, 지금이라도 이 질문 앞에 다시 서야 한다.

작성 2026.01.23 15:06 수정 2026.01.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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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