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익살과 사랑 사이, 두 시간이 사라졌다

뮤지컬 Bonnie & Clyde공연 후기

익살과 사랑 사이, 두 시간이 사라졌다

뮤지컬 Bonnie & Clyde공연 후기


2026120일 화요일 저녁 7. 객석의 불이 서서히 꺼지자 극장 안의 공기는 단번에 긴장과 기대감으로 채워졌다. 뮤지컬 Bonnie & Clyde는 시작부터 속도감 있게 관객을 끌어당겼고, 장면과 장면 사이를 경쾌하게 넘나들었다. 러닝타임 내내 체감 시간은 놀라울 만큼 빠르게 흘렀다. 웃음과 익살, 그리고 사랑의 감정이 교차하는 동안 관객은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동승하게 된다.

이번 공연의 매력은 무엇보다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생동감에 있다. 무대 위에서 중심을 단단히 붙드는 옥주현은 캐릭터의 강단과 내면의 흔들림을 동시에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단호한 선택의 순간과 감정이 무너지는 지점을 오가며 극의 긴장선을 놓치지 않는다. 그의 보니는 서사의 추진력이자 감정의 축이다.

윤지인은 사랑의 결을 섬세하게 쌓아 올린다. 감정이 과장되기 쉬운 장면에서도 호흡을 절제하며 인물의 마음을 또렷하게 전한다. 특히 옥주현과 함께하는 듀엣 장면에서는 두 인물의 감정이 겹겹이 포개지며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이 장면에서 객석 곳곳에서 훔치는 숨과 함께 눈시울이 붉어지는 순간들이 포착됐다. 서사의 정점이 음악과 연기로 또렷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극의 리듬을 살리는 데에는 조형균의 역할이 크다. 그는 타이밍과 익살을 정확히 짚어내며 장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무게감 있는 서사 속에서도 숨을 고르게 만들어 주는 완급 조절이 인상적이다.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자연스러운 애드립은 라이브 공연의 묘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이 작품은 음악의 힘뿐 아니라 연극적 요소가 단단하다. 장면 전환은 간결하고 명확하며, 배우들의 동선과 호흡이 이야기를 밀어준다. 관객은 설명을 듣기보다 장면을 따라가며 이해하게 된다. 애드립과 즉흥의 여지는 극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현장성을 더한다. 그래서 이 공연은 매 회차가 조금씩 다른 호흡으로 완성된다.

무엇보다 보니 앤 클라이드는 총성과 범죄의 서사 너머에 사랑의 이야기를 남긴다. 빠른 전개 속에서도 인물의 감정이 충분히 설득되는 이유다. 웃음으로 시작해 여운으로 마무리되는 이 작품은, 관객에게 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는 체감을 선사한다. 이날의 공연은 배우들의 에너지와 연극적 완성도가 조화롭게 맞물리며, 라이브 무대가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즐거움을 증명했다.

작성 2026.01.23 15:15 수정 2026.01.23 15:16

RSS피드 기사제공처 : 한국클래식음악신문 / 등록기자: 김하나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