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상위 0.1%만 아는 부동산 투자 시크릿』이 말하는 자산의 중심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거칠 때마다 반복되는 질문이 있다. “지금 사도 될까”와 “앞으로 얼마나 오를까”다. 가격이 오를 때는 기대가 앞서고, 흔들릴 때는 공포가 먼저 움직인다. 하지만 시장을 오래 통과해 온 자산가들의 질문은 조금 다르다. 그들은 언제나 “자본은 결국 어디에 머무는가”를 묻는다.
정애리(돋보리) 저자의 『대한민국 상위 0.1%만 아는 부동산 투자 시크릿』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강남 아파트를 둘러싼 익숙한 신화를 반복하지 않는다. 대신 왜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고 위기가 반복될수록 자본이 특정 자산으로 되돌아오는지를 구조적으로 풀어낸다. 오를지 말지를 예측하기보다, 왜 그 자리가 쉽게 비워지지 않는지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책에서 강남 아파트는 단순한 고가 주택이 아니다. 그것은 초고액 자산가들이 자산을 보관하고 확장하는 ‘기지’에 가깝다. 유동성이 가장 높고, 금융 시스템 안에서 신뢰받으며, 정책 변화에도 상대적으로 강한 내성을 갖는 자산. 저자는 이런 특성이 단순히 입지나 학군 때문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시장의 선택 결과라고 말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수익률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신 자산이 작동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왜 상위 0.1%는 자산이 늘어날수록 분산을 줄이는지, 왜 여러 채보다 ‘핵심 한 채’를 중심에 두는지, 그리고 왜 그 한 채가 반복해서 강남에 위치하는지를 설명한다. 자산을 많이 가지는 것과 자산을 지배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인식이 책 전반에 흐른다.
저자 돋보리는 초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전략을 신비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선택이 의외로 단순하다고 말한다. 검증된 자산을 중심에 두고, 그 위에 금융과 시간을 쌓는 방식. 강남 아파트는 그 구조의 출발점이자 기준점으로 기능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1년에 10억씩 불어나는 구조”는 단기 수익의 과장이 아니라, 자산 구조가 만들어내는 복리의 결과에 가깝다.
물론 이 책이 모든 독자를 위한 것은 아니다. 소액 투자나 단기 매매 전략을 기대한다면 다소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비워야 하는지, 자산의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독자라면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가볍지 않다.
『대한민국 상위 0.1%만 아는 부동산 투자 시크릿』은 독자에게 강남 아파트를 사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지금 당신의 자산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자산은 위기의 시간에도 같은 자리에 남아 있을 수 있는가. 이 질문은 투자 판단을 넘어 자산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만든다.
부동산 시장은 언제나 변한다. 하지만 변동성 속에서도 반복되는 선택은 있다. 저자 돋보리의 이 책은 그 반복의 이유를 설명하며, 독자에게 하나의 기준을 남긴다. 자산을 늘리는 것과 자산의 중심을 만드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결국 부의 격차는 정보의 차이보다, 자산을 바라보는 질문의 차이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이 책은 조용히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