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학년도 대학입시 수시전형에서 학교폭력 이력이 있는 지원자들이 주요 대학 입시에서 사실상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가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핵심 기관으로 꼽히는 KAIST를 비롯한 4대 과학기술원에서는 학교폭력 가해 이력이 확인된 지원자가 단 한 명도 합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AIST와 함께 GIST, DGIST, UNIST 등 4대 과기원 모두에서 학교폭력 이력으로 감점 대상이 된 지원자 전원이 수시전형에서 탈락했다.
자료에 따르면 일부 대학은 감점 방식이 아닌 지원 단계에서부터 학교폭력 가해 이력이 있는 학생의 지원을 제한했다. DGIST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학폭 조치 이력이 확인되면 원서 접수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를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정량 감점을 넘어, 선발 대상에서의 원천 배제에 가까운 기준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과학기술원에 국한되지 않았다. 서울 주요 대학들 역시 학교폭력 이력이 있는 지원자에 대해 극히 제한적인 합격률을 보였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폭 이력 지원자의 99%가 전형 과정에서 탈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별로 세부 기준은 다르지만,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조치 내용이 사실상 합격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대학 입시가 성적 중심 평가에서 인성 및 공동체 적합성 검증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특히 연구윤리, 협업 능력, 공동체 책임성이 중요한 이공계 특성상 과학기술원들이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입시 제도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며 “대학이 학문적 역량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 의식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선발 기준을 재정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입시 결과는 학교폭력 이력이 대학 진학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수치로 확인시켜 준 사례다. 학폭 무관용 원칙이 선언적 기준이 아니라 실제 선발 과정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중·고교 현장의 생활기록부 관리와 학생 지도 방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