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 보통의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심리학자의 조언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말한다.
“행복은 그저 일상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것이다.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매일의 반복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것.”
그가 신간 『아주 보통의 행복』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깊다. 행복은 거창하거나 특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살아가고 있는 ‘보통의 순간’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인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재택근무, 비대면 수업, 고립된 인간관계 속에서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자주 “나는 행복한가?”를 되묻게 되었다. 최 교수는 이 질문의 방향을 전환한다. 그는 “행복을 성취의 결과가 아니라, 매일의 과정 속에서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자신을 ‘보통주의자’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특별함’보다 ‘평범함’을 선택한 삶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를 주는 태도라고 말한다. “이제는 설렁탕집에서도 ‘특’보다 ‘보통’을 주문한다”는 그의 말처럼, 행복은 거대한 목표가 아니라 작은 선택의 연속 속에서 자란다.
행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주 보통의 행복』은 흥미로운 답을 제시한다.
그들은 ‘그냥’이라는 단어의 힘을 알고 있다. 굳이 이유를 붙이지 않아도, 의미를 과하게 해석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 그것이 바로 행복 천재들의 비결이다.
최 교수는 행복한 사람들을 “불필요한 것에는 무관심하고, 중요한 것에는 과감히 몰입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 그들은 타인의 시선보다 자기만의 리듬을 중시하고, ‘잘하려고’보다 ‘잘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행복 천재들의 삶에는 공통된 습관이 있다. 좋아하는 것이 많고, 간섭하지 않으며, 작은 일에도 쉽게 웃는다. 또 실패를 ‘탓’하지 않고, 주어진 조건 속에서도 ‘덕분에’라는 표현을 더 자주 쓴다. 이 단어 하나가 삶의 시선을 완전히 바꾼다. 행복은 ‘상황’이 아니라 ‘관점’의 문제임을 이 책은 꾸준히 일깨운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는 인간관계의 밀도를 낮췄지만, 동시에 내면의 대화를 깊게 만들었다.
『아주 보통의 행복』은 “그동안 행복의 비주류로 여겨졌던 내향형 인간들이 주목받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팬데믹 이전까지 행복의 기준은 ‘활발함’, ‘사교성’, ‘성취’였다. 하지만 고립의 시대는 우리에게 ‘조용한 안정’의 가치를 가르쳤다. 혼자 있는 시간을 불안이 아니라 성장의 시간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주어진 일을 묵묵히 감당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행복의 본질을 더 가까이 이해하게 되었다.
최 교수는 이를 ‘의미형 인간’의 부상이라 설명한다. 이들은 특별한 성취나 자극이 없어도, 자기 내면의 일관성과 의미를 통해 만족을 느낀다. “요란하지 않지만 단단한 행복, 그것이 코로나 이후의 행복의 형태다.”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는 많지만, 행복에 품격을 더하는 사회는 드물다.
최인철 교수는 “진짜 행복은 도덕적 품격 위에서 자란다”고 단언한다. 단지 부나 지위의 성장이 아니라, ‘의미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사회는 너무 오랫동안 ‘이기는 것’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행복한 사회는 ‘질 줄 아는 사람’이 많은 사회다.”
이는 단순한 윤리적 메시지가 아니다. 타인의 성공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줄 아는 태도는 심리적으로 안정된 삶을 만든다.
결국 행복은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관계의 품격에서 비롯된다. 나와 타인을 존중하며, 삶의 속도를 조절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작은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 그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행복 천재다.
『아주 보통의 행복』은 거창한 행복론이 아니다.
이 책은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오늘, 밥을 잘 먹었는가? 대화를 나누었는가? 스스로의 시간을 온전히 느꼈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의 본질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행복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매 순간 갱신되는 감정이다.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그 평범함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확실한 축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