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진 작가, '고건(考騫)'과 '윤슬'로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히다

"예술은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미적 향유"

[더인사이트뉴스 박주환 기자] 최근 대한민국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선을 한몸에 받는 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최효진이다. 화단에 입문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화력(畵歷)에도 불구하고, '제44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부문 입상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기성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나이프와 스펀지, 때로는 맨손을 이용해 캔버스 위에 두텁게 쌓아 올린 색채의 층위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서사가 된다.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높이 날아오른다는 의미의 '고건(考騫)'시리즈부터 찰나의 빛을 포착한 '윤슬'시리즈까지. 최효진 작가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심연으로 침잠하게 하는 동시에, 다시금 희망의 빛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묘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서양화가 최효진 [고건시리즈-NO.11]


최효진 작가는 형체가 뚜렷한 구상보다는 추상과 구상의 경계에 있는 화풍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나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작가다. 작품들을 보면 기법상의 파격을 드러낸 것처럼 보이지만 바라보면 볼수록 잘 다듬어진 차분하고도 섬세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자유분방하고 동적인 듯 보이지만 한편으론 질서정연하며 그 변화가 무한하기 그지없다. 보는 순간 바로 이해되는 사실적 표현은 재미가 없고 너무 모호한 추상은 난해하다. 최효진 작가의 작품들은 모호하지 않지만 쉽게 읽혀지지도 않는 그런 접점에서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서양화가 최효진 [사슴시리즈-빛을 매단 뿔]
서양화가 최효진 [사슴시리즈-서로의 겨울이 되어]


최효진 작가는 겹겹이 쌓인 인간의 기억이나 복잡한 내면 심리를 캔버스 위에 물감을 여러 번 겹쳐 올리는 레이어링 기법으로 구현한다. 그의 레이어링 기법은 단순한 기법적 선택을 넘어, 자신의 조형관과 인내, 그리고 에너지가 응축된 핵심적인 작업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물감을 두껍게 올리고 한 층이 마른 뒤 다음 층을 쌓아야 하는 유화의 특성상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 보통 8개월에서 1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최 작가는 자신이 만족하는 색감이 나올 때까지 그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칠하고 말리고 갈아내기를 수십 번 반복하는, 마치 시지프스 신화를 떠올릴 만큼 무한히 반복되는 고된 작업이지만 결국 하나의 조형언어로서 완성되는 작품은 최효진 작가의 예술적 감성을 관통하면서 누가 봐도 그의 작품임을 알아낼 수 있을 만큼 개성이 뚜렷하다. 


최효진 작가는 다수의 취향에 영합하거나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자신의 조형관을 보편화하지 않으며 본인의 작품을 알리고자 대중취향적인 표현방식으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감성을 박제화 하는 전문화된 용어도 선호하지 않는다. 장르나 형식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작업 중 발현되는 즉흥적인 구도와 색감, 대상의 배치를 즐기며 영감의 내습을 중시한다. 


서양화가 최효진 [윤슬시리즈-봄 여름 가을 겨울]


“사람들은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미술에 대한 시각과 해석은 보는 관점에 따라 무궁무진하다. 특히 미술이란 분야는 하나의 답이나 수식이 허용되는 분야가 아니므로 더더욱 그렇다. 실제 보이는 것보다 개념과 설명에 치중하는 작품들이 많은데 내 작품은 관람자들의 주체적 해석과 호흡에 맡기려 한다. 보고 느끼는 것은 관람자의 몫이다. 작품들을 너무 깊이 사색하지 않고 보이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감상했으면 좋겠다. 매체와 형식은 다르지만 미술이 지향하고자 하는 본질적 가치는 하나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느끼고 즐기는 미적향유, 바로 그것이다.”


관계, 소통, 교감 그리고 희망의 이야기들을 자신의 삶의 회화적 변주곡으로 표현하며 모든 본능이 존재하는 감각적인 세계를 갈망하는 최효진 작가. “나는 그림을 그리는 꿈을 꾸었고, 그리고 나서 나의 꿈을 그리게 되었다.”는 그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처럼 예술의 진수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 그의 미술에 대한 열정이 우리 화단에 ‘최효진’이라는 이름 석 자를 확고히 새길 수 있기를 바라본다.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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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1.30 10:03 수정 2026.01.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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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