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유통사의 디지털 전환, 새로운 격차로 부상
기술 도입 넘어 정책·제도 정비 필요성 커져
국내외 유통 산업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 재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판매 채널 확장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수요 예측, 재고 관리, 물류 효율화, 개인화 마케팅까지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 구조가 유통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유통 인프라의 개념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매장 수와 물류 거점 확보가 경쟁력의 기준이었다면, 현재는 데이터 수집·분석 역량과 이를 활용한 AI 시스템 구축 여부가 시장 성과를 결정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글로벌 유통 기업들은 이미 AI 기반 수요 예측과 재고 자동화를 핵심 인프라로 채택하고 있다. 판매 데이터, 계절성, 지역별 소비 패턴을 종합 분석해 발주량을 조정하고, 이를 물류 시스템과 연동해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일부 기업의 경우 물류 자동화 도입 이후 운영 비용을 20% 이상 절감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변화는 본격화되고 있다. 대형 유통사와 이커머스 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 물류센터, 자동 분류 시스템, AI 재고 관리 솔루션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옴니채널 환경에서는 고객 접점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가 핵심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비자 행동 데이터 분석 역시 유통 인프라의 중요한 축이다. 구매 이력과 검색 패턴, 체류 시간 등을 분석해 개인화 추천과 맞춤형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전략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 매출 확대를 넘어 재고 회전율 개선과 마케팅 비용 효율화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AI·데이터 기반 유통 인프라 전환 과정에서 과제도 적지 않다. 대규모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 유통사의 디지털 전환 격차, 플랫폼 기업 중심의 데이터 집중 현상,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간 균형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기술 도입 속도에 비해 제도와 정책 정비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통 산업 경쟁력이 기술 자체보다 이를 운영하고 해석하는 데이터 활용 역량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인 자동화 도입을 넘어 조직 구조와 의사결정 방식까지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하지 못할 경우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래 유통 인프라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 전략으로 평가된다. AI와 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통 구조 전환이 향후 산업 전반의 재편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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