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107화 하루의 흐름이 원활할 때 얻는 행복감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안정감은 큰 성취가 아닌, 리듬에서 온다

‘오늘의 나는 할 수 있는 만큼 해냈다’는 자기 인정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하루는 거창하지 않은 시작에서 출발한다

아침에 눈을 뜨고, 정해둔 시간에 몸을 일으킨다. 알람을 끄고 이불을 정리하는 일은 누군가에게는 너무 사소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루를 살아보면 알게 된다. 이 사소한 시작이 하루 전체의 흐름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루의 기분은 아침에 결정되고, 아침의 기분은 아주 작은 행동 하나에서 만들어진다.

 

계획은 부담이 아니라 방향이다

다이어리를 펼치면 그날의 작은 약속들이 적혀 있다. 책 몇 장 읽기, 걸음 몇 번 더 걷기, 해야 할 일 하나, 그리고 지켜내고 싶은 마음 하나. 

 

그 약속들은 나를 압박하기 위한 규칙이 아니라, 오늘을 어떤 방향으로 흘려보내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알려주는 신호에 가깝다. 계획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는 정처 없이 흘러가지 않는다.

 

하루가 제 속도로 흘러갈 때

하루가 지나치게 빠르면 숨이 차고, 지나치게 느리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그러나 할 일을 하나씩 지켜내며 제 속도로 흘러가는 하루는 다르다. 특별히 잘된 일이 없어도 마음이 덜 흔들린다. 

 

흐름이 있다는 감각은 삶을 안정시킨다. 그 안정감은 큰 성취가 아닌, 리듬에서 온다.

 

퇴근 후에 만나는 삶의 중심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아들과 눈을 맞추고, 짧게라도 웃음을 나눈다. 하루 동안 쌓였던 피로가 그 순간 조금씩 풀린다. 이 장면이 매일 완벽하게 반복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하루의 끝에 사람의 얼굴이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하루는 헛되지 않다. 성과보다 관계가 먼저 떠오르는 날은 대체로 좋은 하루다.

 

모든 날이 잘 흘러가지는 않는다

읽지 못한 책이 있고, 미뤄진 약속이 있는 날도 있다. 그런 날은 다이어리를 펼치기가 괜히 망설여진다. 하지만 나는 그런 나를 탓하지 않으려 한다. 

 

내일이라는 여백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루의 가치는 완벽함이 아니라,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는지에 달려 있다.

 

동그라미가 말해주는 것

다이어리를 다시 펼쳐 하나, 또 하나 동그라미를 그린다. 빈칸보다 동그라미가 많은 날. 그 자체로 오늘은 충분히 잘 흘러갔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동그라미는 성취의 증표가 아니라, ‘오늘의 나는 할 수 있는 만큼 해냈다’는 자기 인정이다.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는 날은 마음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우리는 너무 쉽게 하루를 깎아내린다

하루를 돌아볼 때, 우리는 흔히 하지 못한 일부터 세어 본다. 읽지 못한 페이지, 미뤄진 약속, 놓친 기회. 하지만 그렇게 하루를 정리하면, 어떤 날도 만족스럽기 어렵다. 

 

하루의 흐름이 원활했는지보다, 빠진 것이 무엇인지에만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기준은 우리를 늘 부족한 상태에 머물게 한다.

 

흐름이 주는 조용한 행복

하루의 흐름이 부드러웠던 날에만 남는 행복이 있다. 크게 웃지 않아도, 특별한 일이 없어도 마음이 잔잔하다. 이 행복은 성취의 기쁨과는 다르다. ‘오늘 하루를 내가 감당했다’는 감각에서 오는 만족이다. 이런 날이 쌓일수록 삶은 단단해진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오늘 하루를 돌아볼 때, 나는 무엇을 먼저 떠올리는가.

하지 못한 일인가, 아니면 해낸 일인가.
빈칸인가, 동그라미인가.


그 기준이 당신의 하루를 어떤 색으로 만들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잘 흘러간 하루는 충분한 삶의 증거다

완벽한 하루는 드물다. 그러나 부드럽게 흘러간 하루는 생각보다 자주 만날 수 있다.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고, 그 사실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다면 그 하루는 충분하다. 

 

하루의 흐름이 원활할 때 얻는 행복감은 크지 않지만 오래 남는다. 그리고 그런 하루가 모여, 결국 삶의 방향을 만든다.

 

* 해당 글은 요 근래 하루의 일과를 모두 이루어 동그라미를 그리고 기분 좋은 마음을 칼럼으로 작성한 글이다. 여러분도 목표한 일들을 이루며 나아가는 여정이 되길 바래본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2.01 17:29 수정 2026.02.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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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