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108화 모든 것은 심플해야 된다.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확신이 없을수록 말은 길어지고, 설명은 복잡해진다

말이 줄어든 자리에 판단이 서자 태도도 달라졌다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복잡해지는 일상 앞에서 드는 질문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그리고 직장에서 업무를 이어가다 보면 생각보다 복잡한 일들이 참 많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나고, 정리했다 싶으면 다시 어지러워진다. 

 

해야 할 일은 줄어들지 않고, 머릿속은 점점 산만해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종종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모든 걸 조금만 심플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장황했던 과거의 나

이전 직장에서의 나를 떠올려 보면,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 훨씬 복잡하게 일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직무는 영업이었지만 기술적인 이해도나 제품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거래처 직원을 만나거나 대표에게 보고할 때 설명이 늘 길어졌다. 핵심보다 주변 설명이 많았고, 짧게 말해도 될 이야기를 여러 겹으로 둘러 말하곤 했다.

 

말이 길어질수록 드러나는 것

돌이켜보면 이유는 분명했다. 나의 지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황한 설명은 설득이 아니라 불안의 다른 표현이었을지도 모른다. 확신이 없을수록 말은 길어지고, 설명은 복잡해진다는 사실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직무가 바뀌며 보이기 시작한 것

새로운 직장에 들어서며 나의 직무는 바뀌었다. 자재 관리를 중심으로 한 업무는 이전보다 구조가 단순했다. 해야 할 일과 책임의 범위가 비교적 명확했고, 흐름을 이해하자 전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복잡하게 얽힌 관계보다, 정리된 구조 속에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조금씩 체감하게 되었다.

 

기준을 하나 세우다

이곳에서 나는 성과를 쌓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하게 붙잡고 있는 기준은 단 하나다. ‘복잡하게 만들지 말자.’ 체계를 세우더라도 단순하게, 보고를 하더라도 핵심만, 업무 흐름은 한눈에 보이게 정리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 기준 하나가 일의 방향을 분명하게 만들어 주었다.

 

심플함이 요구하는 용기

처음에는 이 연습이 쉽지 않았다. 심플하게 만든다는 것은 아는 것만 남기고 모르는 것을 감추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했고, 더 깊은 이해가 요구되었다.

 

말이 줄어들며 생긴 변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연습을 이어갈수록 오히려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업무를 설명할 때 괜히 말을 늘리지 않게 되었고,
 

“이건 이렇게 바꾸는 것이 맞습니다.”
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말이 줄어든 자리에 판단이 들어섰고, 판단이 서자 태도도 달라졌다.

 

흐름이 보이기 시작하다

모든 것을 심플하게 만들자 흐름이 보였다. 흐름이 보이니 판단이 쉬워졌고, 판단이 쉬워지니 결정에도 흔들림이 줄어들었다. 복잡함이 줄어든 자리에는 확신이 남았다. 그 확신이 다음 걸음을 더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삶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

이 경험을 하며 문득 인생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에 대한 확신이 없을수록 우리는 삶을 장황하게 설명하려 든다.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왜 이 선택을 했는지 끊임없이 이해받으려 한다. 하지만 내 삶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말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설명보다 선택이 앞서는 삶

이것이 나의 방향이라고, 이것이 내가 선택한 길이라고 말없이 보여줄 수 있는 삶. 설명보다 태도가 앞서고, 말보다 선택이 먼저가 되는 삶. 심플함은 그런 삶의 태도와 맞닿아 있다.

 

심플함에 대한 오해

심플하다는 것은 대충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더 깊이 고민한 끝에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일이다. 복잡함을 줄인 자리에 확신이 남고, 그 확신이 삶을 오래 지속하게 만든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지금 당신의 일과 삶은 무엇 때문에 복잡해져 있는가.

정말 중요한 것보다 덜 중요한 것에 에너지를 쓰고 있지는 않은지, 줄여도 될 설명을 붙잡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오래 가고 싶다면 심플해야 한다

일도, 삶도 결국은 심플해야 오래 갈 수 있다. 복잡함은 잠시 그럴듯해 보일 수 있지만, 지속되기 어렵다. 앞으로도 나는 불필요하게 복잡해지려는 순간마다 스스로에게 묻고자 한다.


“이걸 더 심플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그 질문 하나가 나의 일과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2.01 17:36 수정 2026.02.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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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