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109화 계속적으로 꿈틀거리는 나의 마음 feat. 커피가이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감정, 꿈틀거림

그 신호를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한 걸음 나아가는 것

▲ 내 마음을 다시 움직이게 만든 장소로 기억될 것 같다. [사진=김기천 칼럼니스트]

 

목적 없는 이동이 남기는 여운

우리 가족에게는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찾게 되는 냉면집이 있다. 얼마 전에도 그 냉면을 먹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수원으로 향했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바로 돌아가기에는 어딘가 아쉬움이 남았다. 배는 채워졌지만, 마음 한편이 비어 있는 느낌이었다. 그럴 때면 우리는 늘 계획에 없던 한 걸음을 더 내딛곤 한다.

 

발걸음이 먼저 기억한 공간

이전부터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카페가 떠올랐다. 이름은 커피가이. 주택을 개조한 카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내 마음은 이미 그 공간을 그려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 살았던 집의 분위기가 겹쳐지며, 괜히 마음이 먼저 반응했다.

 

공간이 말을 거는 방식

카페에 들어서자 1층에는 로스팅기와 주방이 자리하고 있었고, 2층에는 아기자기한 좌석들이 놓여 있었다. 가족들은 2층에 자리를 잡았고, 나는 1층에서 커피와 음료를 기다리며 자연스럽게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공간의 구조가 사람을 천천히 만들었다.

 

커피 너머의 이야기

원두 이야기, 로스팅 과정, 손님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한 이야기까지 대화는 생각보다 깊어졌다. 그러다 뜻밖의 공통점을 하나 알게 되었다. 내가 예전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던 학원에서 사장님이 근무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연결 하나만으로도 공간은 더 가까워졌다.

 

손놀림이 전한 신호

사장님이 차분히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급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손놀림. 그 장면을 보고 있는 동안 내 안에서 무언가가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감정이었다. 바로 ‘꿈틀거림’이었다.

 

부러움의 다른 얼굴

요즘 나는 주택 분위기의 매장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훗날 내가 꿈꾸는 전통찻집문화북카페 역시 주택의 따뜻한 분위기로 꾸미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 바리스타의 모습은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것은 질투가 아니라 “나도 언젠가는”이라는 조용한 다짐에 가까웠다.

 

아직, 그러나 이미

그 공간에 서 있으니 내가 여전히 꿈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요즘 내가 글을 계속 쓰는 이유도,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이유도 결국 그 꿈을 포기하지 않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분명 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흔들릴 때 찾아오는 질문

가끔은 이런 질문이 불쑥 찾아온다. “이미 많이 늦은 건 아닐까.” “그냥 현실적인 삶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럴 때마다 이렇게 예고 없이 찾아오는 마음의 움직임이 나를 다시 붙잡아준다. 꿈틀거림은 사라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흔드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신호를 대하는 태도

꿈틀거리는 마음은 가만히 두면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작은 촉진제가 된다. 요즘 나는 그 신호를 애써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오히려 소중히 받아들이며 다음 선택의 기준으로 삼으려 노력하고 있다.

 

돌아보게 만든 장소

카페를 나서며 괜히 한 번 더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은 단순히 커피를 마신 공간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다시 움직이게 만든 장소로 기억될 것 같았다. 장소는 때로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당신의 마음을 다시 움직이게 한 최근의 신호는 무엇이었는가. 그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쳤는지, 아니면 잠시 멈춰 바라보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꿈은 포기하라는 신호가 아니다

아직은 준비 중이고, 아직은 과정 한가운데에 있다. 하지만 마음이 꿈틀거릴 때마다 나는 배운다. 꿈은 포기하라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를 더 성실하게 살아보라고 신호를 보낸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신호를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해당 글은 매장 홍보와 전혀 무관한 개인적 칼럼이며, 정확한 ‘내돈내산’임을 밝힌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2.01 17:43 수정 2026.02.0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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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