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전통놀이 ‘윷놀이’는 오랜 세월 동안 설날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이 단순한 말판 놀이 속에는 한민족의 깊은 우주관이 숨어 있다. ‘천부경’의 핵심 구절 중 하나인 ‘성환오칠成環五七’은 순환의 완성을 뜻한다. 윷놀이는 바로 이 오五와 칠七의 법칙을 그대로 담고 있는 상징적 구조물이다. 도(1), 개(2), 걸(3), 윷(4), 모(5)의 다섯 걸음은 단순한 수가 아니라, 우주의 오행五行을 상징하고, 네 방향 각각에 7개의 점이 배치된 윷판은 하늘의 28수宿, 즉 별자리 체계를 반영하고 있다. 윷놀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고대인들이 우주와 인간의 관계를 풀어낸 철학의 표현이다.
윷놀이에서 말의 진행은 다섯 단계로 구분된다. 도(1)는 시작을, 개(2)는 움직임을, 걸(3)은 균형을, 윷(4)은 완성을, 모(5)는 환원을 상징한다. 이는 곧 목·화·토·금·수의 오행五行 순환을 나타낸다. 오행은 우주의 기운이 순환하며 조화를 이루는 원리를 뜻하는데, 윷판 위에서 말이 돌고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마치 자연의 순환을 그려낸 듯하다.
고대인들은 ‘놀이’를 통해 자연의 질서를 체득하려 했다. 윷놀이는 단순한 경쟁이 아닌, ‘움직임 속의 도道’, 즉 하늘과 인간의 질서가 일치하는 과정을 상징하는 행위였다. 도는 시작점, 모는 완성점, 그리고 그 둘을 잇는 과정이 바로 인간의 삶이었다. ‘천부경’의 구절 중 ‘성환오칠成環五七’은 “오와 칠로 순환의 고리를 완성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五’는 중심과 균형, 즉 지地를 상징하고, ‘칠七’은 하늘의 움직임을 의미한다.
이 두 수가 결합할 때, 비로소 ‘천지인天地人’의 순환이 완성된다. 윷놀이에서 5는 도개걸윷모의 진행이며, 7은 윷판의 네 방향에 배열된 별자리 수와 일치한다. 즉, “오의 지地와 칠의 천天이 만나 인간의 행보를 완성한다”는 사상이 윷판 위에 드러나는 것이다. 윷놀이를 할 때마다 우리가 던지는 윷은 단순한 나무 막대가 아니라, 하늘과 땅, 인간의 뜻을 연결하는 성스러운 매개체였다.

윷판을 자세히 보면, 네 방향에 각각 7개의 칸이 있다. 총 28칸으로 구성된 이 구조는 고대 동양 천문학의 기본 체계인 28수(二十八宿), 즉 하늘의 별자리 분포와 같다. 28수는 하늘의 운행을 기록한 천체의 지도이며, 중심에는 움직이지 않는 북극성이 자리한다.
윷놀이의 중앙 칸이 ‘쉼의 자리’ 또는 ‘북극성’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든 말은 결국 중앙으로 돌아오며, 그곳에서 순환의 완성을 맞는다. 이는 곧 “모든 생명은 하늘의 중심에서 나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다”는 순환의 철학이다. 고대인들이 놀이 속에서 별의 질서를 모방하고, 우주를 이해하려 한 지혜가 엿보인다.
오늘날 윷놀이는 단순한 설날 놀이로 여겨지지만, 그 기원은 훨씬 더 깊다. 윷놀이의 본질은 하늘의 법칙을 인간의 행위로 구현한 ‘의례적 놀이’였다. 하늘의 수 7과 땅의 수 5가 만나 순환을 이루는 윷놀이는 한민족의 우주관이 집약된 철학적 놀이였다. ‘성환오칠’은 하늘과 땅, 인간이 서로를 완성하는 ‘조화의 수’를 의미한다. 윷놀이는 인간이 하늘의 뜻을 배우는 교육의 장이었고, 세대와 세대를 잇는 정신적 유산이었다. 우리는 이 놀이를 단순한 전통의 유물로 볼 것이 아니라, 한민족 고유의 천문학·철학·예술이 융합된 상징체계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
윷놀이는 단순히 말판 위의 승부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하늘의 질서를 체험하고, 우주의 순환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깨닫는 의례적 행위였다. 천부경의 ‘성환오칠’은 윷놀이를 통해 현실에 구현된 사상이며, 오와 칠의 만남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생생한 우주의 법칙으로 살아 있다. 윷을 던질 때마다 우리는 하늘의 수와 땅의 수를 맞추며, “하늘과 함께 노는 인간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